| [도시재생 해법 역사문화마을서 찾다](5)일본 오사카의 문화유산 과거부터 현재까지 2천년 역사 흔적 고스란히 |
| 2017년 11월 27일(월) 2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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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간사이(關西) 지방 중 가장 큰 도시 오사카(大阪)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이기도 하다. 오사카 관광국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 오사카를 방문한 외국인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이 271만6천명으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이어 한국인 108만명, 대만인 105만4천명, 홍콩인이 53만8천명 등이다. 그렇다보니 오사카를 돌아다니면 이따금 한국어를 듣기도 하며, 몇몇 식당과 관광지에서는 한국어 메뉴, 정보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오사카를 찾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본의 3대성으로 불리는 오사카 성 등 다양한 문화유적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고 있다.
◇시간여행 하듯 역사 체험 가능
오사카시 주오구 다니마치욘쵸메(谷町四丁目)역에서 내려 5-10분만 걸어가면 볼 수 있는 오사카 역사박물관은 오사카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고스란히 볼 수 있어 2천년의 시간여행을 떠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사카역사박물관은 총 10층으로 구성됐다. 다만 일반 박물관과 달리 10층부터 한 층씩 내려가는 방식으로 관람한다. 10층 고대사부터 시작해, 9층은 에도시대(1603-1867년)의 오사카, 8층 고고학 연구소, 7층에 가면 메이지 유신 후의 오사카, 6층은 특별전시실, 5-3층은 사무실로 구성됐다. 2층은 학습정보실로 고대 오사카궁에 관한 연구 자료 등이 있고 1층은 매표소와 기념품점·음식점 등이 있다.
처음 시작되는 10층 고대사는 일본 나라시대의 나니와(오사카의 옛 이름)노미야를 복원한 전시관과 석기시대 유물 등이 전시됐다. 오사카역사박물관의 터는 7세기에 지어진 옛 나니와노미야 성의 궁궐터였는데 1954년 한 고고학자가 이곳을 발굴하면서 나니와노미야의 존재가 알려지게 됐다. 이후 일본 정부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부담해 나니와노미야 유적을 보존했고 이를 기억하기 위해 오사카역사박물관을 이곳에 지은 것이다. 또 현재도 역사박물관 바로 건너편에는 아직도 숨겨진 나니와노미야의 유적이 있는지를 발굴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다 백제에서 일본으로 건너온 백제인(도래인)이 어떻게 정착했는지를 설명해주는 자료도 전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백제가 660년 신라에 패망한 직후 백제의 잔존 세력과 일본에서 온 원정군 약 4만명은 ‘백제 부흥군’이란 이름으로 백제 부흥운동을 이어갔다. 그러나 나당 연합군에게 패해 일본인들과 함께 일부 백제인들은 배를 타고 오사카 난바 지역으로 피신했다. 이후 이들은 도래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일본에 정착하게 됐다.
9층은 중·근세 전까지 오사카를 전시했다. 과거 중세까지 일본의 중심은 간사이지방의 교토와 오사카였고 많은 일본인들이 간사이 지역에 정착해 살고 있었다. 이곳은 당시 시대상과 문화를 고려해 실내 공간을 구성했다. 근대 에도시대(17-19세기)의 오사카 거리와 시장 모습, 가정집의 거실 등의 모습을 재현해 당시 이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짐작케 하고 있다.
7층의 근현대 전시 공간은 일본 메이지 유신 후 서양 문물이 유입되고 생활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서양과의 교류로 일본은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전기와 전차가 들어오고 의식주는 서양방식으로 바뀌었다. 지금도 일본 명소인 신시이바수지와 도톤보리 거리를 당시 분위기를 살려 재현하고 기록영상을 전시해 근현대 도시의 오사카를 걷을 수 있도록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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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 가서 오사카성을 보지 못했다면 이곳 관광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사카성은 오사카 내에서 랜드마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세운 오사카성은 일본역사박물관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히데요시가 오사카성을 세우기 전에 이곳은 이시야마의 혼간지라는 사찰터였다. 이 사찰은 15세기 잇키이라는 일본 승려 세력이 점령하고 있었는데 일본을 전국통일한 오다 노부나가 10년간의 전쟁 끝에 승리한 후 혼간지를 모조리 불태웠다. 그러다가 오다 노부나가의 후계자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곳에 성을 지으면 난공불락의 요새가 되겠다고 생각해 1583년에 오사카성을 짓게 됐다.
오사카성은 외성문을 두른 성벽의 높이가 15m 이상이고 도랑은 폭이 30m에 달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고 거대하다. 성문 기초석은 하나의 무게가 100-130t에 달할 정도로 단단하며 성 주변에는 해자(도랑)를 설치해 함부로 함락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이후 히데요시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처럼 조선을 침략하는 임진왜란을 저질렀고 마지막 사망하기 전 자신의 어린 아들인 히데요리에게 성과 관직을 넘겨준다.
히데요시가 사망하자 다이묘(일본 지방 영주)중 하나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자가 히데요시 가문을 멸망시키고 일본을 통일하기 위해 오사카성 함락 기회를 엿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1614년 10월, 이에야스는 힘을 키워 히데요시의 거성인 오사카성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에야스는 20만 군대로 오사카성을 포위하고 두 달 간 전투를 벌였지만 오사카성이 워낙 단단해 쉽게 함락이 되지 않았다. 그러자 이에야스는 오사카성의 바깥도랑을 메우면 물러나겠다는 거짓 약속을 걸었고 히데요리는 여기에 속아 넘어가 도랑을 메우게 됐다. 도랑이 메워지자 1615년 5월 이에야스 군은 다시 오사카성을 침공했고 결국 성을 함락시켜 일본 전국 통일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전쟁과정에서 오사카성의 건물과 성벽은 소실되거나 손상되면서 현재는 당시 오사카성을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 여기에 1620년 도구카와 히데다타의 명으로 히데요시가 세운 오사카성은 철거되고 도구카와 가문이 석벽을 쌓으면서 새로운 오사카성이 만들어졌다. 이후에도 여러번 화재나 천재지변으로 성이 소실됐으며 1931년 철근콘트리트로 오사카성을 재건해 우리가 보고 있는 오사카성이 만들어지게 됐다.
현재 오사카성 내부에는 히데요시의 생애를 묘사한 전시물, 히데요리와 이에야스간 전투를 묘사한 오사카전투 병풍과 그것을 재현한 미니어처 작품이 전시돼 오사카성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일본 오사카=이호행 기자 lawlhh@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