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시작되면 안과 정기 검진 필수 황반변성 중추신경계 병변… 손상시 시력회복 불가능 노화·흡연·고혈압 동반시 발생 위험도 높아 정리=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2017년 12월 13일(수) 18:38

최광주 아이안과 원장이 평소 황반변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를 하고 있다.

“선생님, 책을 읽을 때 글자마다 공백이 보이고, 물건을 바라보면 선이 굽어보여요. 한쪽 눈 시력이 저하됐는데 곧 다른 쪽 눈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까 무서워요.”
진료를 시작하면서 만난 60대 이 환자는 단순한 시력 저하인 줄 알았는데 ‘황반변성’이라는 질환명을 듣고는 불안해했다.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병성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질환으로 꼽힌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으리라.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방법, 혹시 걸렸어도 시력상실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광주 아이안과 대표원장

◇노화 발병…예방·관리 최선

사람으로 태어나면 필연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게 노화와 질병이다. 흔히들 생로병사라 한다. 눈에서는 노화로 인해 시력이 저하되는 대표적인 질환이 백내장이다. 백내장은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수술로서 혼탁 된 수정체를 인공으로 만든 수정체로 교체하면 해결이 된다. 그러나 황반변성은 중추신경계의 병변으로 한번 문제가 생겨 손상시 시력회복이 불가능한 병으로 알려졌다.

황반은 눈 속의 신경조직으로 노화를 피할 수 없어 변화가 생겨 시력의 저하가 발생할 때 황반변성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 눈을 카메라와 비교할 때 황반은 필름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필름은 사진을 찍은 뒤 현상해 버리고 다시 새 필름으로 교체해 사용하지만 우리 눈 속의 황반은 그럴 수 없다. 이 질환은 완치가 될 수 없어 예방과 조기치료가 최선의 방법이다.

먼저 황반변성을 일으키는 위험인자가 무엇인지를 알고 피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피해보자. 불행히도 나이 들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이미 발생한 상태라면 조기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시력 저하를 막는 것이 황반변성 완치에 대한 최선이다.

발병 위험 인자 중 첫번째로는 나이를 꼽을 수 있다. 주로 60대 이상에 발병한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하루 20개비 이상 흡연할 경우 위험도 2배 이상 증가, 고혈압인 경우 위험도 45% 증가, 항산화제와 루테인 섭취가 부족할 경우 위험도 2배 이상 증가한다. 한쪽 눈에 황반변성이 발병한 환자의 42%는 5년 내로 다른 한쪽 눈에도 발병한다. 가족력 망막변성은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주기도 한다.

언급된 위험인자 중 나이와 가족력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나 흡연을 중단하거나 고혈압을 조절하는 것, 평소 항산화제와 루테인이 풍부한 야채나 등 푸른 생선을 섭취하거나 이들이 포함된 건강식품을 구매해 복용하는 것도 좋은 예방 법이다. 한쪽 눈이 이미 발생한 상태라면 그 눈의 시력저하를 막기 위한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서 반대편 눈에 발생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약제(루테인)의 복용이 권장된다.

◇증상

황반변성이 발생했는지를 알려면 어떤 증상을 의심해야 할까? 시력, 즉 사물의 형태를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

황반변성의 증상은 욕실의 타일이나 중앙선 등 선이 굽어보이거나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글자에 공백이 생기기도 한다. 사물의 가운데가 검거나 빈 부분이 있고, 물체가 찌그러져 보인다. 대비감이 떨어지면서 시야의 중심에 영구적으로 검은 점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느낌이 생기면 즉시 안과적인 검진을 받고 황반변성으로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50대가 넘어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받고 있다면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 치료와 예방도 빠르다.

◇치료법

황반변성은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황반변성도 발생과 악화와 소멸의 과정을 겪는다. 지속적인 관리를 하다보면 안정적인 상태로 접어들 수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질환의 진행을 막아 시력상실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그런데 우리 몸에 존재하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를 억제하는 항체가 약제로 개발된 후 시력의 유지가 가능해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개선도 될 수 있다.

황반변성에서 시력저하를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은 황반아래에 비정상적으로 발생한 신생혈관의 활동이다. 이 신생혈관에서 누출이나 출혈이 생기고 이로 인해 황반의 조직이 반흔화(흉터)돼 시기능이 황폐화되기 때문이다.

치료는 이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의 발생을 막거나 생긴 혈관을 퇴화시키는 작업이다.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가 정상적인 상태보다 눈 속에 많은 상태에서는 새로운 혈관을 만들고 그 혈관을 유지시키는데 중심 역할을 한다. 이 물질의 역할을 억제시키는 항체를 투여해 신생혈관의 발생을 막고 퇴화를 유도하는 것이 치료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항체주사를 눈 속에 투여해 시력 유지가 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 치료의 시작은 첫 3달에는 매달 투여해 병을 억제하고, 그 이후에는 억제된 병의 상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유지차원의 투여를 시행한다. 매달 투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매달 안내주사를 시행할 경우 주사에 따른 합병증 우려, 경제적인 부담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망막을 전공한 망막전문의들의 치료방향은 먼저 3회를 투여하고 병변이 안정되면 다음 투여부터는 투여기간을 조금씩 늘리는 방법으로 치료를 시행 중이다.

무엇보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 및 자가 검진을 통해 질환의 진행을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리=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