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이슈&인물]이정선 前 광주교대 제6대 총장 “광주교육의 길, 현장에서 찾겠다” 지역 교육계 획일성·불통행정 아쉬움 광주교육해바라기로 새로운 변화 모색 교육자치·학생인권 학급에서 출발해야 소통·배려 등 사람중심 인간교육 최선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2017년 12월 25일(월) 19:58

프로필 ▲순천 매산중·고 ▲한양대 교육학과 학사·석사 ▲미국 럭거스 뉴저지주립대 교육학박사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객원교수 ▲광주교대 제6대 총장 ▲(사)한국인권교육원 부이사장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자문위원 ▲교육부 농어촌교육발전위원회 자문위원 ▲어울림사랑나눔봉사회 회장(현) ▲광주교육해바라기 상임대표(현) ▲학교법인 조선대 임시이사(현) ▲광주교대 교수(현)

이정선 전 광주교대 6대 총장은 이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교육학 전공(학·석·박사) 출신으로 교육학분야의 탁월한 연구 성과는 기본이며, 직접 교육현장에서 발로 뛴 경험적 지식까지 풍부한 실천적 교육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현장에 답이 있다’는 교육행정철학을 토대로 매주 지역 교육운동 현장활동가들과 함께 광주교육의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광주교육계의 ‘소통의 아이콘’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 광주교육계를 진단한다면.

-학생·학부모·교사·시민들이 많이 걱정하는 것을 보면 광주교육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물론 5·18정신을 계승, 민주인권교육 강화, 무상급식이나 희망교실 운영 등 보편적 복지정책의 확대 등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와 교육 거버넌스를 확립하지 못해 획일성을 탈피하지 못한 점과 시민참여 교육의제를 포함시키지 못한 점, 학교 혁신을 이야기하면서도 구성원들의 무기력감이 오히려 증가한 점, 불통행정과 일방적 지시와 통제로 인한 소통의 리더십 부재 등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점이다. 특히 미래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교육콘텐츠나 프로그램 부재로 학생들에게 꿈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과 기초학습능력 급격히 저하, 학업중퇴자 증가, 우수인재의 외부 유출 등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걱정하고 있다. 여기에다 청렴도 전국 최하위로 광주교육의 품격을 떨어뜨린 점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역 교육계를 위해 많은 활동을 지속해 왔는데.

-먼저 광주교대 총장시절 영유아지원센터를 건립해 연수와 자료 및 정보 제공 등 영·유아교육을 위한 필요한 사항들을 적극 지원한데 이어 초등학교문화연구소를 만드는데 힘을 보탰다. 또 교육부의 각종 사업의 전문위원과 자문위원, 그리고 단위학교와 교육청의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청소년활동지원센터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노력했고, 지역아동센터의 전문강사로서 재능기부와 컨설팅을 수년간 수행해 오고 있다. 학부모와 지역사회를 위해 지역 도서관과 동사무소에서 자녀교육을 위한 재능기부 강좌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광주교육해바라기를 통해 거리의 청소년을 위한 무료상담(아웃리치)을 개최, 청소년들의 진로 및 진학지도에도 기여하고 있다.

▲상임대표로 있는 ‘광주교육해바라기’의 성과를 꼽는다면.

-광주교육해바라기는 광주교육의 변화를 위한 길 찾기 공부모임이다. 지난 2000년에 결성된 초등학교 교사중심의 ‘초등학교문화연구소’가 지난 5개월 전 개편됐으며 주로 유·초·중등교사, 학부모, 시민 그리고 일부 대학 교수들 총 1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에 대한 관심은 많은 반면 교육에 대해 시민들이 직접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광주교육해바라기의 개방적인 담론의 장을 통해 교육주권이 올바로 표현돼야 한다는 필요성과 공교육 제도권 밖에서 교육실천운동을 하는 실천가들의 생각, 그리고 대학의 교육학 이론을 현장에 전파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현재까지 12회에 걸쳐 ‘광주교육 변화의 길을 찾다’라는 연속토론회를 개최한데 이어 2회의 초청강연과 3회의 집중토론회, 그리고 2회에 걸쳐 청소년을 위한 거리상담(아웃리치)을 진행했다.

▲빛고을 혁신학교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무엇보다 혁신학교가 지닌 좋은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지역 정서를 무시하고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하다 난관에 부딪힌 대광여고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또 혁신학교는 교육과정이나 수업을 재구성해 개선할 수 있는 교사의 열정과 역량을 필요로 하지만 일부 교사들의 주도하에 나머지 구성원들은 끌려가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여기에다 혁신학교가 학교혁신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들만의 리그로, 심지어는 특권학교라는 인식이 확산돼 가고 있다. 혁신학교에 대한 지나친 예산 편중과 차별화가 오히려 주변학교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현 주소다.

▲‘교육자치와 학생인권’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교육자치와 학생인권은 학급에서 출발해야 한다. 공교육의 출발은 학급이고 학급은 학생과 교사가 만나는 최일선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자치를 논의하기 전에 학교자치를 이야기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급자치와 학교 민주주의를 생각해야 한다. 학급 속에서 단순히 규정과 같은 조례로 존재하는 학생 인권이 아니라, 학생의 인권이 꽃피는 문화를 조성할 때 진정한 학생인권도 실현될 것이다.

▲광주지역 공립초등학교 교사 ‘임용절벽’이 현실화됐다. 그 해결방안이 있다면.

-신규임용 늘릴 수 있는 현장의 수요는 많다. 학급당 학생수 감소, 현장 전문교사(상담·진로·진학·생활지도 담당), 교사안식년제, 국외연수, 순환근문제, 실무행정전담사, 수석교사제 등이 그것이다.

▲차기 시교육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후보가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처해있는 광주교육의 현실을 제대로 분석해 이를 극복시킬 방안을 준비했냐는 점이다. 또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자녀들에게 꿈과 비전을 갖게 해주는 진짜 교육다운 광주교육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에 교육전문가와 교육실천운동가 그리고 학부모, 학생들과 공개적인 담론의 장을 토대로 광주교육의 미래에 대해 심층적으로 토론 및 소통하면서 실천적 전문성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 이후 확실하게 광주교육을 변화시키고 더불어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서게 되면, 그 때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

▲끝으로 광주시민들에게 한 말씀.

-광주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교육에 달려있다. 이에 사람중심의 인간교육을 해야 한다. 제도권 속이나 학교 밖 아이나, 공립이나 사립이나, 성별이나 계층에 상관없이 한 아이라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평등이나 수월성이 됐건 획일주의를 탈피해야 한다. 소통과 배려를 통해 구성원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교육행정을 해야 한다. 새롭게 변화하는 길 만이 광주교육이 사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숙지했으면 한다./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