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복합타운으로” vs “KTX 다시 달려야” 논쟁 ‘애물단지 전락’ 광주역 대안 마련하자 (현주소와 극복 방안)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
| 2018년 01월 01일(월)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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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4월 KTX 호남선 개통과 함께 ‘광주의 관문(關門)’이 광주역에서 광주송정역으로 변화하면서 광주역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1도시 1역’이라는 원칙에 입각해 광주역 주변이 초토화가 된 것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KTX 진입이 중단된 광주역 존치와 폐쇄 여부를 놓고 정치인·시민들간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광주역 KTX재진입과 도시재생 문제는 어느덧 광주 대표적인 이슈·고질병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다가오는 지방선거 공약으로도 언급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광주역의 현주소와 갈림길에 놓인 ‘철길 운명’을 되짚고자 한다./편집자 註
◇KTX 없는 광주역의 현주소
광주 동구 대인동에 있던 광주역은 1969년 북구 중흥동 현재 위치로 이전했다. 인근 중앙고속터미널과 북구 신안동 광주고속터미널, 동구 계림동 광주시청사와 함께 70-80년대 중흥동 일대 부흥을 이끌어갔다. 하지만 2014년 운행을 시작한 KTX가 호남고속철 개통과 함께 2015년 4월부터 광주송정역에서만 정차하면서 자연스레 광주역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말았다.
호남선 KTX 정차역으로 선정된 광주송정역이 새로운 광주의 관문으로 떠오를 때, 광주역의 호남권 최대 거점역이란 위상은 옛 영광이 된 것이다.
KTX 운행이 중단되자, 광주 동·북부 지역 주민들의 교통 불편이 가중되는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하루 평균 5천여명이 드나들던 광주역 이용객이 현재 70%가량 줄어든 1천200여명에 달하면서 역사로서의 기능도 거의 상실했다.
찾는 발길이 줄어들면서 음식점 등 주변 상권까지 급격히 슬럼화하고 있다. 여기에다 급속한 도심쇠퇴 등 동일 도심권 내에서 조차 지역 간 불균형 현상이 확연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광주시와 코레일은 2016년 12월부터 광주역-광주송정역간 셔틀열차를 하루 30회(왕복) 운행하고 있지만 하루 평균 이용객수가 400명에 머물면서 실효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KTX가 떠난 현재 광주역은 무궁화호·새마을호·iTX-새마을호 등 일반열차와 소수 화물열차만 운행 중에 있다.
◇광주시민들에게 ‘광주역’ 묻다
문상필 광주시의원이 광주역 존폐 문제를 주제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존치 의견이 폐쇄보다 좀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 의원에 따르면 최근 광주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주민 1천255명을 대상으로 광주역의 존폐와 후속대책, 북구 27개동의 시급한 현안을 묻는 정책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광주역의 폐쇄와 존치 여부’를 묻는 질문은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52.7%로 41.7%인 폐쇄 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5개 자치구별로 따져보면 구마다 의견이 달랐다. 광주역과 인접한 동구와 북구는 존치 의견이 더 높고 다른 3개 자치구는 폐쇄 의견이 더 높았던 것이다. 문 의원의 지역구인 북구는 55.6%가 존치 의견을, 38.9%가 폐쇄에 동의했다. 동구는 존치가 58.8%, 폐쇄가 41.2%였다.
존치냐 폐쇄냐에 따른 후속 대안과 관련해 존치를 원하는 주민은 KTX 진입(71.3%), 광주역 주변 도시재생(22.7%)을 가장 많이 요구했다. 현상태 유지(4.5%) 의견도 있었다.
문 의원은 “여전히 광주역 철도기능 유지를 원하고 있지만 광주역의 개선과 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폐쇄를 원하는 주민들은 도시공원·문화공간(55.7%), 공공행정복합타운(34.6%), 호텔 등 상업지역(4.4%) 등을 새로운 활용방안으로 꼽았다. 부족한 도시공원과 문화공간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구 거주 주민만을 대상으로 거주동별, 성별, 나이별, 직업별 교차 분석 결과를 보면 27개 행정동 중 광주역이 위치한 인근 임동(57.9%), 중흥1동(75.0%), 중흥2동(76.9%), 중흥3동(50.0%), 신안동(73.3%)을 포함한 동림동, 운암1동, 풍향동의 폐쇄 의견이 높았으며, 그 중 중흥2동이 76.9%로 가장 높았다. 반면 존치 의견이 가장 높은 곳은 두암1동(73.8%)이었다.
폐쇄 및 존치 후 대안에 대해서는 공공행정복합타운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많은 문흥2동과 중흥1동을 제외하고 나머지 25개 동은 도시공원·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존치 후 대안으로는 27개 행정동 모두 KTX 진입을 최우선으로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역→행정복합타운 ‘탈바꿈’
열차역으로서의 기능을 거의 상실한 광주역을 폐쇄하고 이곳에 북구청과 시교육청 등을 옮겨와 행정·교육복합타운을 세우자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김상훈 광주 북구의회 의장은 KTX 미진입에 따른 유동인구감소로 역 주변의 공동화가 가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광주역에 북구청, 북부경찰서, 광주시교육청, 그리고 북광주 세무서를 하나로 하는 행정복합타운 건설과, 광주역을 관통하는 남북도로 개설,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청년일자리를 위한 청춘창의력 시장 등이 해결방안이라고 제시했다.
앞서 광주시의회 조오섭 의원도 “KTX가 진입하지 않는 광주역은 존치의 가치가 없다”며 “폐쇄된 부지에 행정·교육 복합타운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조 의원은 복합타운의 구체적인 대안으로 역사 리모델링 후 북구청사 사용, 교육청과 북부경찰서 이전 등을 제시했다.
북구청의 경우 건물이 30년 넘어 노후화된 실정이고, 교육청사 역시 시설 노후화와 심각한 사무실 공간부족 현상을 빚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증축조차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신축이전의 이유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KTX 진출입이 중단된 이후 광주역 인근 지역 주민들은 주변 상권 침체, 공동화 현상, 도로망 단절 등 문제점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광주역을 폐쇄할 경우 철도길 때문에 남북으로 갈라진 광주를 다시 이을 수 있으며, 교통난도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길 유지·KTX 다시 달려야”
대다수 도시계획과 교통전문가들은 광주역에 KTX는 유치돼야 하며, 철길(대중교통)보다 더 나은 도심활성화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광주도 분열하지 않고 합심한다면, KTX 광주역 유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광주역에 KTX가 다시 달려야 한다’는 그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접근성이다. 배후 인구 80만 명의 동구와 북구 등의 주민이 승용차·택시·도시철도 등을 개별적으로 이용해서 송정역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도시 내 교통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까운 광주역으로 갈 것인지, 비용·시간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은 쪽은 당연히 광주역이다.
두 번째는 도심 활성화의 기능이다. 도시 중앙에 철도역이 없는 세계의 선진도시는 거의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서울·대구·대전만 보더라도 도심에 철도역을 보유하고 있다. 도심 공동화를 심하게 겪고 있는 대전에서는 서대전역의 KTX 유치가 시장 선거의 공약이었으며, 그 지역 정치권의 일치단결된 노력으로 중앙정부로부터 바라던 목적을 얻어 냈다.
철도노조 호남본부에서 2016년 송정역 KTX 이용객 여론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이 광주역 KTX 재진입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 연구원 장하옥 박사는 광주역 KTX 재진입과 광주역에서 대구로 내륙철도건설이 타당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내륙철도 건설은 광주역의 활성화문제와도 직결돼 있는 사안이다. 현재 광주역은 KTX 진입이 불가능해지면서 사실상 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광주역 존치와 광주역 폐쇄에 따른 개발 필요성이 양존하고 있는 가운데 내륙철도건설이 확정되면 광주역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