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낮술 시 정숙인
2018년 01월 08일(월) 18:38
햇살에 바람도 잠긴 날
화순 어디쯤
허름한 식당에 앉아 술을 마신다
너 한 잔
나 한 잔
잎새주 세 병이 나른한 여유로
몸 안에 스민다
눈빛이 풀린다
시간이 풀린다
잠잠한 오후가 목어 되어 흔들린다
세상 모난 것들
이제는 탓할 것도 없겠다
참 별 것 같은 세상이 한 잔 술에 비틀거리고
인륜도덕이 안주되어
술맛을 돋운다
너 한 잔 더
나 한 잔 더
햇살을 연신 부딪친다

<해설> 인생을 살다보면 뭔가 풀리지 않는 날이 있다. 그런 날에는 나도 모르게 취하고 싶어진다. 대낮에 술 한잔을 마시면 금세 취기가 온몸에 번진다. 환한 세상이 흔들리면서 정신까지 혼미해진다. 무너져내린 세상 끝에 새로운 길이 보일 듯 말 듯 열린다.

<프로필> 2004년 계간 ‘문학춘추’ 시 등단, 시집 ‘수채화가 되는 거리’ 외 1권 평론집 1권, 현 예술광주 편집위원, 동신대, 조선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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