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략산업과 인재 육성 이종환 전 광주시의회 사무처장

2018년 01월 14일(일) 18:36

우리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지역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다. 당시에는 전국이 고르게 지원을 받은 것은 아니고 몇 개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는데 대구를 시작으로 광주, 부산, 경남 등 네 곳에서 전략산업육성사업이 추진됐다. 이후 사업대상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광역권, 권역별로 나누어 특화분야를 선정하는 등 다소 사업방향은 수정이 있었지만 지역별로 특화된 사업을 선정하고 육성하는 기본방향은 변함없이 오늘에 이르렀다.

전략산업 육성과정에서는 클러스터의 형성을 중요시한다. 클러스터는 특정산업 분야에서 상호 연관된 기업들과 기관들의 지리적 집합체를 말하는 것으로 산업클러스터의 구성요소는 일군의 연계된 기업들과 함께 부품, 서비스, 인프라 공급자들, 그리고 정부와 대학, 연구소, 교육훈련기관 그리고 제도적 환경을 포함한다. 즉, 클러스터는 특정 혹은 연관 산업분야의 기업들과 관련 활동, 지원기관들의 집적지로서 이들 간의 분업과 연계가 고도화되어 있는 장소를 의미한다.

클러스터가 지속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의 공급이 필수적이다. 광주의 경우 전남대, 조선대 등 기존의 대학에 더하여 광주과학기술원이 기여한 공로가 컸다. 대학은 우수한 인재를 공급함은 물론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통해 성장동력을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차별화된 연구개발 기능과 인재 공급시스템을 중심으로 신기술산업집단이 모여들고 이들이 상호 연계되는 기업집단을 이루어냄으로써 대학과 연구기관, 그리고 기업은 상호 집적의 이익을 나누게 된다.

산업클러스터의 핵은 과학자와 기술자다. 따라서 고급두뇌의 육성과 유치는 클러스터의 가장 핵심적인 일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대학이나 연구기관 없이 세계적 수준의 고급 과학기술두뇌를 육성하고 유치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광주과기원과 같은 수준 높은 공과대학의 있고 없음이 클러스터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새 정부의 산업정책방향이 발표됐다. 우선은 강력한 제조업 육성을 목표로 하겠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아울러 우리의 강점에 기반을 두고 구조적 문제점과 시대적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산업정책을 시행할 것이며 이를 위해 산업혁신, 기업혁신, 지역혁신 등 3대 분야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 계획에서 주목할 부분은 선도프로젝트로 육성할 5대 신산업에 광주의 핵심산업인 에너지 신산업이 포함되어 있고 글로벌 혁신 거점으로서 ‘국가혁신클러스터’를 육성한다는 점이다. ‘국가혁신 클러스터’는 각 지역에 소재한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등 기존 인프라와 연계하여 조성되며, 보조금 등 인센티브 확대, 산·학 협력 프로젝트 추진 등을 통해 인재와 기업이 모여드는 혁신거점의 역할을 맡게 된다. 또한 산·학융합 촉진을 위해 산·학융합지구를 2022년까지 15개 조성하고 근로·정주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등 산업단지 혁신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한다.

광주전남혁신도시는 한전으로 대표된다. 이미 한전과 연계하여 에너지신산업육성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고 혁신도시와 남구를 중심으로 첨단산업단지가 조성 중이며 관련 연구기관과 에너지 전문기업이 모여들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이미 한전에서는 클러스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고급두뇌 육성을 위해 공대설립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새 정부의 산업정책의 핵심의 하나인 국가혁신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서도 한전공대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새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포함된 이유이다. 성공여부는 관계자들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본다. 포항공대가 지방에서 이공계 명문대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첨단기술 분야의 인력양성이 절대적이라는 포스코와 고 박태준 이사장의 확고한 철학이 있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산업클러스터의 핵심은 과학자와 기술자 고급두뇌의 육성과 유치는 클러스터의 성공을 좌우한다. 한전공대와 같은 세계적 수준의 공과대학 설립은 인재양성과 유치의 핵심이고 결국 클러스터의 성공을 담보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