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혁신은 기업현장의 ‘목소리’에서 시작된다 김진형 |
| 2018년 01월 15일(월) 1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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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경제패러다임 앞에 기업에 대한 규제와 제도는 그에 걸맞은 역할로 변해야 된다. 그런데 현장에서 살펴보면 제도와 규제는 여전히 4차산업을 이끌어 가기보다는 새로운 산업을 막는 장벽으로 머무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거에 만들어진 각종 제도나 규범들이 만들어진 당시에는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었거나, 논리의 타당함이 존재하였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는 몸에 맞지 않은 옷처럼 거추장스럽고 세련되지 못해 오히려 불필요한 불편이나 비용을 유발하고 기업의 생존과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로 변모되었다. 또한 과거의 국가주도의 경제정책으로 인해 민간의 자율적인 문제해결을 믿지 못하고 일일이 지시하듯이 만들어 놓은 규제들도 4차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시대를 따라오지 못하고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혁신하자는 주장에 모든 경제주체들은 동의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규제를 시행하는 정부의 눈높이와 규제를 받는 중소기업의 눈높이에 차이가 발생한다. 이러한 눈높이 차이를 좁힐 수 있는 것이 기업현장의 ‘목소리’이다.
건강에 적신호가 왔을 때 우리는 주변사람이나 의사에게 아픈 부위나 증상을 알린다. 아픈 것을 참고 견디다 보면 치료가 힘든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어 알려야만 치료가 시작된다.
우리 중소기업들에게도 기업경영상의 증상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규제·애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업인이 직접 소리내어 나의 아품을 주변에게 호소하는 것이다. 하지만 규제를 준수해야 되는 기업인 입장에서는 마음껏 호소할 수 없는 점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규제를 집행하는 정부가 먼저 현장에 나가서 중소기업의 상황을 살펴보고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작년 2월 초에 지방청장으로 와서 제일 먼저 추진한 것이 지역중소기업 유관단체와 기업애로해소를 위한 ‘소중기업협의회’를 구성·운영하였으며, 중소기업 현장방문이나 업종별 기업간담회를 수시로 개최한 것은 우리지역 중소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함이었다.
중소기업의 현장목소리를 들어보니 다양하였다. 창업, 입지, 부담금, 중복인증뿐만 아니라 점검이나 과태료가 나오기 전까지 알지 못하는 각종 신고의무 등 정부가 보기에는 간단하고 단순하게 보이는 것일지라도 현장의 중소기업에게는 커다란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이렇게 중소기업 현장에서 듣게 된 기업의 목소리를 해당기관에 규제완화로 건의하면 수용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건의된 규제완화 내용들을 공무원들은 고객인 중소기업인의 시각이 아닌 공급자의 시각에서 보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광주·전남청에서 지난 1년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건의한 규제건의는 총 12건이며 이 중 2건에 대해서는 수용의견을 회신받았다. 수용률이 높지는 않지만 기업입장에서는 손톱에 가시같이 소소하지만 불편함을 주었던 규정들이었다. 사례를 살펴보면 국외업체의 국내제품 구입이 강제되어 있는 절충교역 제도는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의 수출활성화가 목적인데도 불구하고 신청대상을 내수기업 위주로 선정토록 되어 있는 관련규정을 개정하였다. 또한 고용보험 신고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대행기관에 위임하여 처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이유없이 근로자수 300인 미만으로 제한한 법령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서 개정할 계획임을 알려왔다.
광주·전남지역 중소기업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저한테는 소망이 있다. 먼저 기업인은 정부의 노력과 진정성을 믿고 그 응답이 늦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꿋꿋하게 현장의 목소리를 내 주기를 바란다. 정부 또한 개별기업의 목소리가 적다고 소훌하게 대하지 말고 하나하나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 몸이 아플때 소리내어 주변에게 알림으로서 병의 치료를 빨리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누구든지 중소벤처기업부 광주·전남청에 호소한다면 기업의 애로사항을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병의 증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치료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