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육제한’ 조치 AI 근본 처방될까 전남도, 오리주산지 영암-나주 겨울철 휴지기제 검토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
| 2018년 01월 15일(월) 20:19 |
전남도가 매년 찾아오는 불청객인 조류인플루엔자(AI)의 천문학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국내 오리 주산지인 영암과 나주의 오리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겨울철 사육 전면 제한(휴지기제)을 검토하고 있다. 매년 AI가 집중 발생하는 이 지역 농가의 사육을 일시적으로 중단,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사전에 원천봉쇄하겠다는 게 방역당국의 복안이다.
결국 AI로 인한 농가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데 따른 사실상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되고 있어 실제 추진 여부와 효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영암과 나주의 겨울철 오리 농가 전면 휴지기제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도입된 휴지기제는 겨울철 자주 찾아오는 AI 특성상 사육을 전면 중단하는 대신, 보상금을 사육농가에 주는 제도다. 이 제도에 동참하고 있는 충북은 매년 AI로 홍역을 치렀지만 올해에는 아직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전국 오리 사육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영암과 나주가 ‘오리벨트’를 형성하며 AI가 집중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은 매뉴얼 대로 예방적 살처분 등 고강도 방역을 실시하고 있지만, 밀집 사육 환경으로 인해 확산 방지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살처분 보상금 등으로 전남에서만 수십억원의 비용을 쓰는 현실을 고려하면 매년 12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휴지기를 시행하고 보상금을 지급하는 게 경제성이나 동물복지 차원에서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는 농식품부와의 논의 결과, 공감이 이뤄지면 사육업계 여론을 수렴하고 겨울철 오리 고기 수급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전남에서는 1차 27개 농가, 2차 28개 농가 등 총 55개 농가에서 올 겨울 오리 사육을 이미 중단했다. 10개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한 사육 제한에 참여한 29곳을 합하면 84개 농가가 휴지기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16개 농가에서 29만5천마리를 살처분해 가장 피해가 많은 영암은 17개 농가가 휴지기제에 동참했다. 다음으로 피해(13농가 34만5천마리 살처분)를 입은 나주는 13개 농가가 휴지기에 들어갔다.
또한 도는 AI 토착화 우려에 대비해 위험지역 축사 이전, 축종 변경 등 대책도 병행 추진한다.
도는 ▲최근 3년 이내 야생조류 등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9개 시·군, 38개 읍·면·동 ▲최근 5년 이내 2회 이상 발생한 7개 시·군, 17개 읍·면·동 ▲축산농가 수가 반경 500m 이내 10호 이상 또는 1㎞ 이내 20호 이상인 1개 면 등 11개 시·군, 49개 읍·면·동(일부 중복)을 중점 방역 관리지구로 지정했다.
해당 지구 내 가금농가가 축사를 이전하면 비용을 지원한다. 가금농가들이 법인을 구성해 축산 단지화를 추진하거나 가금류 외 다른 축종으로 변경해 사육할 때도 축사 신축, 개보수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휴지기제는 지난해 연말부터 일부 지역에서 시범으로 도입돼 충북 등 몇몇 지자체는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AI 발생으로 인해 영암, 나주 등 전남지역의 피해가 커지면서 이 제도도 고강도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게 됐다. 하지만 이 제도가 만병통치약이 아닌 만큼, 다른 대책도 병행 추진해 피해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