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초청 합동 인터뷰]“한전 공대 유치 경쟁보다 대승적 수용 바람직” KTX 경유문제 해결 무안공항 활성화 기대 전라도 천년 사업 정부차원 선별 지원 가능 청년일자리 미스매치 심각…특단대책 모색 정리=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8년 01월 17일(수) 19:49

광주·전남언론포럼이 주관한 이낙연 국무총리 초청 합동 인터뷰가 17일 오후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다목적홀에서 진행됐다./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이낙연 국무총리는 17일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 합동 인터뷰에서 광주군공항 이전, 흑산공항 건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활성화 등 지역의 시급한 현안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 이날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에 대해서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됐다며 청렴사회로 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사회 : 김낙곤 광주MBC 보도국장
●패널 : 오성수 광주매일신문 편집국장, 김우관 남도일보 본부장, 구길용 뉴시스 본부장, 권신오 광주CBS 보도국장
▲김우관=광주 군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문제에 대한 견해는.

-이 총리=우선 무안공항 활성화 문제를 먼저 말씀드리면 무안공항 활성화는 KTX가 연결되지 않은 채로는 되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KTX 2단계 구간이 무안공항을 경유케 한다는 작년 합의는 굉장히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합의형식으로 결정됐고 예산도 반영됐다. 그걸 작게 보지 마시고 큰 결정이라 여겨주시면 고맙겠다. 2단계 구간 무안공향 경유는 대통령 결심이 컸다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일단 KTX가 진행되면서 공항 활성화 방안도 진척되면 좋겠다. 그렇게되면 민간공항 통합문제도 자연스럽게 부상될 것이다. 군공항 이전 문제는 조금 더 복잡한 문제다. 군공항 이전은 전국에서 세 군데에서 문제가 있다. 대구공항, 수원공항, 광주공항이다. 어느 한쪽만 예외로 하기엔 어려운 사정이다. 기본적으로는 설령 정부가 결정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자체에서 수용하지 않으면 진척이 안된다. 지자체의 지도자들과 주민들이 열린 마음으로 보면 그 지원책과 그 뒤에 올 경제적 이익과 손해 등을 균형있게 판단한다면 좀 더 군공항에 대해서 포용적으로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길용=올해는 전라도 정도 천년이 되는 해로 열악한 지방재정으로는 감당키 어렵다는 지자체 분석인데, 정부차원의 지원 용의가 있나.

-이 총리=전라도 천년 사업은 저하고 뗄 수 없는 사업이다. 전남지사 당시 광주·전남·전북 광역자치단체장 세 사람이 정례적으로 모이는게 8년 동안 끊겨 있었으나, 제가 제안을 해 부활했고 6개월 마다 돌아가며 주최했다. 2015년 가을엔 제가 담양에서 주최했는데 전에 미리 준비해서 놓은 게 있다. 바로 합의사항 1번이 전라도 정도 기념사업을 3개 광역지자체가 함께 하자는 것이다. 지사 시절에도 국비 지원이 번번이 막혔다. 관계부처와 상의를 해보겠지만 그동안 경험으로는 사업별 심사가 불가피해 전라도 천년됐으니 무조건 도와주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떤 것은 직접 사업으로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어떤 것은 의미를 부여해서 선별적으로 지원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구체적 협의는 지자체와 중앙정부가 했으면 한다.

▲오성수=아시아문화도시조성사업은 건물만 지어놓고 콘텐츠가 부진해 당초 설립 취지대로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 특단의 대책은 있나.

-이 총리=우선 문화전당은 대단히 크게 지어졌고 제가 지사 시절 몇 번 다닐 때 마다 여기를 뭘로 채울까 하는 고민했다. 전 콘텐츠의 보완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또 하나는 이걸 책임지실 분이 빨리 정해져야 한다. 하지만 지역 여론이 갈려가지고 진척이 잘 안되고 있다. 중앙정부에선 도종환 문화관광부 장관께 대통령도 말씀하고 저도 장관이 책임지고 해달라고 부탁했고, 책임자 인선에 대해 상의를 한 적도 있는데 특정인에 대해 지역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가 돌아오는 등 몇 달 지났다. 지혜를 모아 책임자 선정부터 순탄하게 됐으면 좋겠다. 문화관광부 내부 사정은 아무래도 평창올림픽이 지나가야 이런데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지금은 평창올림픽 준비로 이 같은 문제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권신오=지난해 말 착공 예정이던 흑산공항 건설이 제동이 걸린 상태다. 흑산공항 건설 의지는 있나.

-이 총리=지사 시절 큰 기대를 걸었던 사업이다. 이것이 얼마나 가능성이 높은가 도청 간부회의에서 일부러 얘기해서 뉴스를 만들었던 기억도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환경부, 국토교통부를 포함한 관계부처와 몇 번 상의를 했다. 주로 환경부가 환경문제도 제기하지만 그 이전 정부에서 나왔었던 전망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 같다. 현 단계에서는 환경부 산하 심의위원회에서 자료의 보완을 국토부에 두 번째로 요구했다. 국토부가 이달 중 보완자료를 내게 될 것이다. 국토부는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조금 더 제가 해야 한다는 입장에 서있으나 총리라고 해서 부처 의견을 억누르긴 어렵다. 관계부처의 의견을 잘 조율해서 좋은 결론이 나오도록 하겠다.

▲권신오=낙후지역 개발과 지역경제 위축을 막기 위해 SOC 예산정책을 지역별 탄력적으로 적용할 의향은 없나.

-이 총리=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좀더 재원 배분을 많이해야 할 분야가 새롭게 부상하고, 오랫동안 돈을 많이 넣었던 분야는 뒤로 밀리고 하는 그런 시기다. SOC 예산이 과거에 비해 감액됐는데 그래도 국회 심의과정에서 되살아나 원래 17조에서 19조로 됐다. 광주·전남의 경우 작년 예산을 못쓰고 넘어온 이월금이 많다. 주로 KTX 2단계 구간 예산을 많이 확보했는데 공사가 안돼 남은 돈이 있다. 올해는 이 사업을 포함해 사업을 하는데 부족하진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SOC가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도시재생사업이다. 뉴딜이라 불리는 사업인데 전남은 5곳이 선정됐다. 목포 2곳, 순천 2곳, 나주 1곳, 그런 식으로 해서 SOC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좀 도시기반을 좋게 함으로써 관광을 살린다거나 공동화를 보완한다거나 하는 목표에 맞게 하겠다.

▲김우관=국회의원이나 광역자치단체장 때 봤던 광주·전남과 국무총리로 보는 광주·전남은 분명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이 총리=너무 야박하게 말하면 저것이 변했구나 할텐데. 변하지 않는 것은 총리되기 전이나 후나 그립고, 따뜻하고, 맛있고 그런건 변함이 없고, 조금 거리를 두고 보니까 우리 지역의 지도자들께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봐주시면 어떨가 하는 때가 생겼다. 예를 들면 한전공대 부지 갖고 줄다리기를 하던데 영남권에 신공항 문제가 아직도 안풀렸는데 그때 영남권 정치인들이 어떤 결정이라도 승복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한전공대가 아직은 잉태 단계도 안되는 그런 상태인데 벌써부터 내 동네로 와야 된다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한전과 중앙정부 결정에 따르겠다고 하면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한전이 아주 머리아파 해 거기엔 정치권의 줄다리기에 견딜 만한 사람이 없다.

▲권신오=오랫동안 정치에 몸담아 온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 정치권 지형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총리=수취인이 잘못 적어진 우편물을 받은 느낌이다. 원론적이지만 헌법이나 또는 정치학 교과서에는 정당을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고 그 의사의 통로로서 기능하는 것이 정당이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원론으로 돌아가서 볼 수밖에 없다. 어떤 정당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은 결국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가 형성되는 데 어떤 체제가 바람직할 것이냐, 또한 국민적 의사가 정치적 현장에 반영되는 데 어떤 틀이 바람직 할 것이냐고 중요할 것이다. 관심은 많지만 눈만 있지 입은 없는 그런 처지임을 이해해달라.

▲오성수=일자리 문제가 국정 최대 현안 중 하나다. 일자리 문제가 쉽게 풀리지는 않겠지만 언제쯤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하나.

-이 총리=굉장히 지금 어려운 시기다. 앞으로 4년 정도가 고비가 될 것 같다. 왜 냐하면 일본도 5-6년 전까지는 일자리가 없어 청년들이 절망했다. 지금은 반대가 됐다. 사람을 못 구해 한국 청년들까지 와 달라고 할 정도다. 이유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한꺼번에 은퇴했다. 그러면서 일자리가 비게 됐다. 우리는 아직 그 정도가 아니다. 일본보다 10년 정도 늦게 간다. 일본은 2차 대전 직후 베이비 부머 세대가 왔는데 우리는 6·25 직후에 왔다. 최소 5-7년 정도 차이가 있다. 사회 상층부를 꽉 차지하고 있는 세대가 아직 은퇴하지 않고 있다. 대신 청년은 약 3-4년 사이에 약 40만명 늘어난다. 바로 지금이 베이비 부머 세대가 아직 직장에 있고, 청년은 늘어나는 시기다. 그래서 4년까지가 가장 힘들 것 같다. 중소기업의 경우 사람을 못 구해 고통스런 상황이다. 청년 눈높이에 맞는 직장이 없는 일명 미스매치 문제가 있다.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여러 가지 정책을 펴고 있는데 아직 가시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특단 대책 세우겠다고 말했다. 곧 그 대책이 나올 것이다. 청와대가 직접 챙기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정책들은 부족하다. 이런 내부 진단이 있어 재검토를 하고 있다. 청년들이 고통스런 시기에 놓여있다. 아버지 같은 심정에서 안타깝다.

▲구길용=김영란법 추가 개정 용의는.

-이 총리=출발은 여러분 아시는 것 처럼 농업인에 타격이 크다. 현실에 맞게 풀어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것만 갖고서는 청렴사회로 가려는 의지가 퇴색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경조사비를 더 조였다. 그 아이디어를 제가 고집했다.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은 명절이다. 명절은 1년에 2번 온다. 경조사는 한 달에 2번 온다. 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 중 경조사비가 더 부담이고 그것이 우리사회를 투명하게 만드는데 장애가 된다. 그래서 경조사비를 더 묶자고 했다. 농어민은 도우면서 청렴사회로 가려는 의지는 더 강화했다. 물론 현장에서 안지키는 경우도 있겠지만 영향을 긍정적으로 준다. 꼭 선물을 주는 경우도 김영란법 핑계를 댄다. 현재로서는 추가 개정 계획은 없다./정리=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