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용섭 대통령직속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일자리정책 성과 내년 하반기부터 가시화” 5년 로드맵 현장점검단 발족 100대 실천과제 점검 노동시간 단축 노동자 삶의 질 직결 더 미룰 수 없어 안전·복지·요양 등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꼭 필요 규제 혁파·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창출 적극 나서야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2018년 01월 21일(일) 19:44

프로필 ▲함평(67) ▲전 관세청장 ▲전 국세청장 ▲전 행정자치부장관 ▲전 건설교통부장관 ▲18·19대 국회의원(광주 광산을) ▲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업무지시 1호로 만들어진 일자리위원회가 출범한지 8개월이 됐다. 그동안의 성과와 올 운영 방향은.

-일자리 중심의 국정운영체계를 구축했다. 일자리정책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행정체계를 확립했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와 청와대에 일자리 수석이 신설됐으며, 각 부처와 17개 광역지자체에 일자리정책을 총괄하는 전담부서가 만들어졌다. 또 대규모 재정사업을 시행하거나 중요한 법령이나 정책을 추진할 때에는 사전에 고용영향평가를 받도록 했다. 예산 세제 금융 공공조달 등 정부의 각종 지원이 좋은 일자리 창출에 집중되도록 했다. 정부 업무평가와 공공기관 평가 그리고 지자체 평가에 있어 좋은 일자리 창출을 핵심지표로 추가했다. 아울러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든 기업에 대해 고용탑과 함께 각종 혜택을 드리고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칭송 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앞으로 5년동안에 추진할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도 완성해서 발표했다. 일자리정책의 1단계인 좋은 일자리창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사실상 완료됐다. 올해는 2단계로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민간부문과 지역에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분야별 대책을 세우고 현장 활동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일자리 창출 성공사례들을 발굴해서 포상도 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다.

▲최근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 현장 점검단 발족식을 했는데 의미는.

-5년 로드맵이 각 기관 및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되는지 점검·평가하기 위해 지난해 말 로드맵 현장점검단 발족식을 가졌다. 현장점검단은 관계부처, 국책연구기관, 민간전문가 등 민관 합동으로 구성됐다. 총괄점검단 및 로드맵의 5대 분야별 점검단으로 구성하는데, 총괄 점검단은 일자리위원회 기획단장을 단장으로, 분야별 점검단은 관계부처 1급을 단장으로 했다. 발족식을 시작으로 현장점검단은 본격적으로 100대 실천과제에 대한 점검을 하고 있다. 점검 결과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일자리위원회 본회의에 보고되며, 정부기관평가, 지자체 평가와 공공기관 평가에도 반영된다. 또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로드맵을 현실 여건에 맞게 계속 보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청년 취업문제가 심각하다. 대책은.

-현재 청년 고용 상황은 청년 취업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체감실업률이 상승하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직접적인 이유는 199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에코붐세대들이 본격적으로 고용시장에 진입하면서 20대 후반 청년들이 2017년부터 21년까지 약 39만명 증가한데 기인한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구직-채용-근속 등 단계별 청년 일자리 애로 해소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구직 단계에서는 구직활동에 대한 구직촉진수당(월30만원/3개월)을 신설했다. 채용단계에서는 중소기업 청년 고용 지원을 위해 추가고용 장려금(청년 3명 정규직 채용 시 1명 임금 정부 지원)을 지급하고 공공기관 청년 고용 의무비율을 상향(3%→5%)한다. 또한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장기 근속하도록 2년 근무하면 목돈을 마련해주는 청년내일채움공제 금액을 1천200만원에서 1천600만원으로 올렸다. 청년 일자리 지원사업 예산이 2조805억원으로 전년(1조5천922억원)보다 4천883억원 증가했다. 청년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이 일자리예산을 조기에 사용할 것이다. 한편, 대통령께서 1월말께 청년고용점검회의를 개최해서 청년고용 현황 및 대처 방안을 종합 점검할 예정이다. 2월중에는 청년일자리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자리문제 언제쯤 해결될 것으로 예상하나.

-일자리 여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와 민간부문이 합심해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다만 국민들이 일자리 성과를 체감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일자리 정책들이 시행되려면 국회에서 예산과 법률이 통과돼야 하고 이에 따라 새로운 투자가 이뤄지고 경제가 활성화돼야 비로소 일자리는 늘어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정책시차(policy lag)라고 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성과가 가시화 될 것이다. 도로교통에 비유하면 지금까지는 일자리 고속도로를 만드는데 주력해왔다. 이제 고속도로가 어느 정도 완공단계에 있으니 내년에 국민들이 일자리 차량을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게 되면 일자리 정책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관심이 많은데 추진 상황은.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2천52시간으로 최근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OECD 국가 중 가장 긴 수준이다. OECD 평균보다는 1년에 약 350시간, 독일보다는 700시간 더 많이 일을 한다.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 과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근로시간의 상한을 현재 주 68시간에서 주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지난해 말 정기국회에서 개정법률안이 통과되지 못해 너무 아쉽다. 그렇다고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경우 많은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국회에서 하루빨리 통과시켜 주길 희망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중소기업의 피해도 우려되는데.

-근로시간이 급격하게 단축될 경우 중소기업들은 구인난 등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일부 근로자는 임금이 감소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 따라서 시행시기를 기업 규모에 따라 다르게 조정하는 등 입법 과정에서 보완규정을 마련해주도록 국회와 협의 중이다. 아울러 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임금수준을 유지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세금 지원을 하고,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 기업에는 재정지원을 하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견실한 중소기업 육성이 중요한데,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 확대 방안으로 공무원 수 증원에 더 관심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민간부문이고 특히 중소기업의 육성과 벤처창업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민간부문이다. 그런데도 81만개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역점적으로 추진하는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공공부문 일자리가 선진국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2015년 기준 OECD 국가들은 전체 일자리의 21.3%가 공공부문에서 나오는데 우리는 8.9%밖에 안된다. 공무원 숫자도 인구 1천명당 OECD 국가들은 평균 83.1명인데 우리는 절반도 안 되는 32.9명이다(2016년 기준). 이러다 보니까 국가(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안전 분야, 또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 요양, 보건, 의료, 교육 등의 분야에서 국민들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임기 5년 동안 공공부문의 꼭 필요한 인력을 선진국의 절반수준으로라도 늘려 국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충하려는 것은 단순히 일자리를 만들자는 차원을 뛰어넘어 국가가 국민들을 제대로 모시자는 데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일자리부위원장으로서 문재인 정부 5년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는.

-일자리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5년안에 일자리 양의 대표직 지표인 고용률은 현재 66%에서 70%대로 제고, 임시직 근로자 비중은 지금의 21.7%에서 OECD 평균수준인 11%대로 축소, 근로시간은 현재 연 2천52시간에서 1천800시간대 진입,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은 현재 대기업의 50%대에서 70%수준으로 제고하는 것이 목표다.

▲경제전문가로서 한국경제 발전이나 일자리 창출의 장애요소와 해결방안을 하나면 꼽는다면.

-정부가 가장 긴장감을 갖고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혁파하는 것이다. 기존사업은 발전하거나 규모가 커지더라도 일자리가 별로 늘어나지 않는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현재의 기술과 사업형태를 파괴하고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있는 것만 허용되고 현재 없는 것을 새롭게 하려면 금지하거나 엄격히 규제하는 현재의 규제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과 기술과 사업이 생겨날 수 없다. 따라서 규제가 신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최소 및 자율규제 원칙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다. 신산업분야는 금지된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할 것이다.

▲광주발전을 위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방안이나 대책이 있다면.

-광주는 오랜동안 정치적 소외와 경제적 낙후에 시달려 왔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으로 정치적 소외는 해소돼 가고 있지만, 경제적 낙후는 여전히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해결책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광주시민들의 우수한 역량을 광주발전에 결집시킬 유능하고 혁신적인 리더를 만나는 것이다. 리더가 무능한 조직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