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3 지방선거 그리고 호남 박대우 |
| 2018년 02월 08일(목) 18: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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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중요한 잣대는 평창에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이다. 북한 선수단의 참가와 일부 종목에서의 단일팀 구성도 그렇지만 북한 예술단의 대규모 공연을 비롯해서 평창은 이미 올림픽의 의미와 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북한 측 고위참관단으로 누가 올 것이며, 미국의 방한단 규모와 내용은 어느 정도인지,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어떠한 접촉이 이뤄질 것인지 등등 경기에서의 메달 개수와 순위도 중요하지만 스포츠 축제의 저변에 흐르는 정치적, 외교적 함의와 긴장감이 비견하기 이를 데 없다. 당연히 이러한 과정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의 폭발력을 지닌 사안들이 발생할 수 있고 그 결과는 우리가 예측하고 상상하는 그 이상일수도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미국과 남·북한의 이해관계가 서로 충돌할 수도 있고,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역학관계도 드러날 것이다. 여기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방향, 진보와 보수진영의 대립과 갈등은 선거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눈을 돌려 호남을 보자. 6·13 지방선거에서 호남의 선택은 정치지형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촉매제이자 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각 당이 처해있는 현실과 시민들의 인식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과 지지율에 기반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전략은 모호하다. 원내 제1당을 사수하기 위해 현역 국회의원의 출마를 만류한다거나, 특정인의 전략공천을 위해 자치단체 수를 산술적으로 할당하는 뉘앙스를 비판하는 여론도 비등하다. 사실상 호남에 있어서만큼은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후보자들의 선거 전략은 정책과 비전보다는 상대후보에 대한 흠집 내기와 군소후보들의 명분 없는 합종연횡, 이해관계에 따른 편가르기로 나타날 공산이 크다. 이 또한 민심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야권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선 패배 이후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있는 야당의 모습은 영화나 소설보다 훨씬 흥미롭고 재미있다. 심지어 개그보다 웃기고 기가 막힌 상황들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 치러진 4·13총선 당시 호남소외론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국민의당은 한쪽은 민주평화당을 만들고, 다른 한쪽은 바른정당과 통합해서 바른미래당으로 나누어지는 모양새다. 민주평화당이 내세우는 소외론과 배제론의 비스무리만큼이나 정치적 명분과 당위성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미래당 역시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고 함께 하기를 거부하는 비례대표의 출당조치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안정적인 원내 교섭단체의 달콤함을 외면하기가 그리 쉬운 선택이었겠는가. 이해하면서도 그만큼의 정치력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는 정책과 인물을 통해 지지를 획득하는 고도의 헤게모니 경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을 거쳐 리더십이 만들어지고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제 6·13 지방선거를 통한 각 당의 진검승부는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개헌의 시기와 방식,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과를 비롯한 많은 변수가 등장할 것이다. 특히나 호남 패권을 둘러싼 경쟁으로 인해 지역민들의 관심도 뜨거워질 것이다. 다만 둘로 나누어지고 거기에서 또 쪼개진 정치지형이 호남 정치의 실종과 위기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누군가의 목소리를 옮겨 적는다.
‘눈앞의 선거에 집착하기 보다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