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情’ 품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 ● 설 연휴 마지막 날 귀경 풍경 광주 버스터미널·송정역 귀경객 온종일 ‘북적’ 양손에 보따리 한가득…짧은 연휴 아쉬움도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2018년 02월 18일(일) 19:36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광주 서구 광천동 버스터미널에서 한 가족이 버스에 오른 귀경객을 배웅하고 있다.

“따뜻한 고향의 정(情) 가슴에 듬뿍 담고 다시 일터로 향합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광주 버스 터미널과 역에는 고향의 정을 듬뿍 담아온 시민들로 온종일 북적였다.

이날 오후 광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

고향에서 나흘간의 비교적 짧은 설 연휴를 보내고 귀경길에 오른 이들은 하나같이 양손 가득 가족의 사랑을 쥔 채 일터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추석에 비하면 절반도 채 안 되는 연휴 때문인지 이들의 얼굴에는 내심 아쉽고 서운한 표정이 가득했다.

회사원 서예지(27·여)씨는 “지난 추석에는 일 때문에 내려오지 못했는데 이번 설 명절에는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어 너무나 뜻 깊은 연휴였다”며 “아쉽게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열심히 일하면서 올해 추석을 기다리겠다”고 귀띔했다.

이날 이곳 버스터미널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캐리어나 쇼핑백, 선물상자, 보따리 등 짐을 한가득 들고 버스를 기다리면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이호원(28)씨는 “천안 일터로 향하기 위해 아침 일찍 해남에서 나섰다”면서 “생각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지루 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마침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으니 시간이 금방간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터미널 앞 차로에 잠시 정차한 차량에서는 20대 여성이 양손 가득 짐을 든 채 서둘러 내렸다. 이어 ‘버스를 타고 가는 모습을 보고 가겠다’는 엄마와 ‘괜찮다’는 딸의 기분 좋은 실랑이도 벌어졌다.

이처럼 자식들을 마중하는 부모와 부모 곁을 떠나야 하는 자식들의 아쉬움들이 곳곳에서 쉽게 목격됐다. 하지만 버스터미널과 인근 주차장에는 귀경객을 배웅하는 가족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며 교통정체와 혼잡을 빚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송정역에도 귀경객과 배웅하는 가족들로 북적였다. 또 짧은 연휴기간이지만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1박2일 남도여행을 하고 이날 서울로 올라가는 김윤미(28·여)씨는 “서울에서 명절을 보내고 바람 좀 쐴 겸 나주·광주에 다녀왔다”며 “연휴가 짧은 탓에 아쉽지만 이번 여행으로 마음 정리를 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손광섭(49)씨 부부는 “최근 어머니가 많이 아프셔서 수술을 받아 연휴 첫날부터 내려와 병간호를 했다”며 “칠순이 넘은 노인이 큰 수술을 받고 고생하는 것에 비하면 귀성·귀향의 수고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승강장에는 짧은 만남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부모와 자식들이 차창 사이로 손을 흔들어댔다. 기차가 떠난 승강장에는 한참 동안 적막이 흘렀다.

이처럼 양손에 고향의 정을 가득 담은 귀성객들이 기차에 몸을 싣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