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 모래시계 시 송병국
2018년 02월 19일(월) 18:38
하늘과 땅 사이
모래알 하나 숨길 곳 없다.
태초의 말씀들이
침묵으로 가라앉은 사막
기울어진 허공에서
별들이 쏟아져 내린다.
인고의 세월 너머로
낙타를 몰고 가는 슬픔
어둠이 그림자를 지워버려도
언제나 눈물의 골짜기는 환하다.
하얗게 식어버린 잿더미 속에서
해는 다시 솟아오르고
발자국을 잃어버린 바람에게서
늙은 사내의 땀내가 난다.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
모래언덕 너머의 신기루
길이 끝날 때까지
낙타는 죽지 않을 것이다.

<해설> 사막에서 생명의 존재는 허무하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모래언덕과 바람이 지배하는 무생물의 영토에서도 꿈틀거린다. 낙타는 인간의 욕망을 실어 나르느라 등이 굽었다. 인간은 그 낙타를 타고 오늘도 신기루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사막은 그래서 더욱 공허하고 외롭다.

<약력> 문학춘추 시 등단, 문학춘추 작가회 이사, 광주문협 이사, 한국문협 회원, 중등영어교사 및 교장 정년퇴임, 시집 ‘겨울나무 그림자’ 외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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