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온정의 손길이지만 ‘희망’ 주고파” 아름다운 사회 함께 만들어요 서구 화정1동 보장협의체 ‘우리동네 복지탐정단’ 복지사각지대 발굴…작년에 이어 전수조사 돌입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2018년 02월 19일(월) 19:57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웃을 발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마을 주민들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광주 서구 화정1동 보장협의체 ‘우리동네 복지탐정단’.

올해로 2년차를 맞이한 ‘우리동네 복지탐정단’은 이달부터 65세 이상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의 형편을 살피기 위해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주민 주도의 선제적 복지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똘똘 뭉쳐 ‘우리동네 복지탐정단’을 결성했다. 이어 50세 이상 단독가구, 공동주택 관리비 체납 세대, 원룸 단독가구 등 총 3천200세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이 방문조사를 통해 생활형편이 어렵거나 이웃의 도움이 절실한 세대를 발굴하면 동 복지공무원은 해당 세대를 방문, 현지 확인 및 상담 후 필요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우리동네 복지탐정단’이 지금까지 찾아가는 방문상담을 통해 지원한 세대만 170여가구에 달하며, 이 중 긴급지원 및 기초생활수급 등 공적급여 지원은 30여세대, 민간 자원을 연계한 후원금품 지원은 270여건에 이른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나서 어려운 이웃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도움을 받은 세대를 보면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다.

머릿니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있던 어린이, 집안에 온갖 쓰레기를 쌓아 놓고 지내던 강박장애 주민, 수년간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던 미혼 여성 등….

주민들은 머릿니 때문에 놀림 받던 초등학생 집에 찾아가 머리를 감겨 줬고 아이가 사용하던 이불과 침대, 수납장 등을 새것으로 바꿔줬다. 동네 목욕탕을 찾을 수 있도록 목욕쿠폰도 건넸다.

쓰레기를 쌓아둔 주민 집(사진)도 찾아가 깔끔하게 치우고 소독도 해줬다. 밀린 건강보험료 때문에 몸이 아파도 병원을 갈 수 없었던 여성에게는 병원비를 지원해주기도 했다.

이처럼 화정1동 보장협의체 50여명 회원들로 꾸려진 ‘우리동네 복지탐정단’은 자신들도 넉넉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최근 도움을 받은 한 주민은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희망도 잃은 채 수년간 지내고 있었는데 우리동네 복지탐정단이 찾아와 말동무를 해주고 온갖 지원해줬다”며 “같은 주민으로서 부끄럽지만 정말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대해 정훈조 화정1동 보장협의체 위원장은 “한 동네에 살고 있지만 이렇게 힘들게 생활하는 이웃들이 많은지 몰랐다”며 “이웃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작은 온정의 손길이지만 조금이나마 희망을 드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