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주택가 공터 ‘대형 쓰레기장’ 전락 페트병·폐타이어·음식 쓰레기 뒤섞여 악취 진동 불법소각 화재 위험도…구청 “사유지 강제 못해”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2018년 02월 19일(월) 20:18

광주 서구 양동 한 주택가 사유지 공터가 대형쓰레기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광주지역 주택가·원룸촌 등 도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부 사유지 공터가 비양심적인 주민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로 대형 쓰레기장으로 전락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더욱이 이곳 공터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 행위까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보니, 화재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지만 해당 지자체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실제로 19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 한 주택가.

주택들 사이에 있는 사유지 공터를 살펴보니 곳곳에 쌓인 페트병과 휴지, 폐타이어, 폐비닐, 연탄재, 아이스박스 등으로 흡사 대형쓰레기장을 연상케 했다.

대부분 쓰레기들은 2주 전 확인했을때와 같은 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쓰레기 양은 이보다 3배 가량 더 늘었다. 버려진 비닐봉지 안에선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까지 나왔다. 쓰레기들은 오랫동안 치워지지 않은 듯 흙과 먼지로 가득했고 일부 음식물 쓰레기 주변으로 악취가 진동했다.

여기에 스티로폼 등 유해 물질을 내뿜는 자재들까지 널브러져 심각한 환경오염이 우려되기도 했다. 공터 곳곳에서 쓰레기를 태우고 소각했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어 겨울철 취약한 화재 문제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주민 박모(52)씨는 “집 주인이 낡은 집을 허물고 그대로 방치해 놓다 보니, 이곳 공터가 대형 쓰레기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치워지기는 커녕 해가 거듭할 수록 오히려 쓰레기 양만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날 북구 두암동 주택가 인근 공터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웃자란 잡초 위로 각종 쓰레기와 오물이 쉽게 눈에 띄었다. 심지어 누군가 쓰다버린 화장실 변기 커버와 타일 등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주민들은 공터를 지날 때는 물론이고 집 안에 있을 때도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악취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김모(55)씨는 “오래 전부터 공터가 쓰레기장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버리는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가장 문제지만 행정에서 주거 환경에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자체들은 해당지역이 사유지라는 이유로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광주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구청 차원에서 토지주들에게 공터 내 청결명령을 하고 있다”며 “주민의 민원을 접수하고 토지주에게 명령을 내리기까지 통상 1달 가량 걸리기 때문에 바로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득이하게 토지주가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 등에 한해서만 구청에서 치우고 있다”고 해명했다./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