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심한 취업난에 ‘대학 5학년’ 됐어요” 취업 위해 졸업도 미루는 대학생들 ‘속출’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
| 2018년 02월 20일(화) 19:23 |
#조선대 4학년 김모(24·여)씨는 졸업여건을 갖춰 원래대로라면 오는 23일 졸업을 해야 하지만 1년 미뤘다. 원하던 직장에 취직하지 못해 내린 결정이었다. 일부 기업들이 대학 졸업자보다 ‘졸업예정자’를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졸업신청을 하지 않고 대학에 계속 남기로 한 것. 대학 5학년을 앞두고 있는 김씨는 “과거에 졸업을 미루는 선배들을 보면 굳이 저렇게까지 하면서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하지만 졸업시점도 스펙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졸업유예를 결정했다”고 귀띔했다.
#전남대 4학년 이모(27)씨도 학점을 다 채웠지만 졸업유예를 선택했다. 극심한 취업난을 피해 스펙과 경력을 쌓아 취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또 졸업유예로 대학졸업예정자 신분이 연장되면 졸업자보다 인턴 및 취업지원 기회가 늘어나고 학교 시설물(도서관·기숙사) 이용 등 여러 가지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졸업유예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취업예정자보다 학생신분을 유지하는 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덜 받기 때문”이라며 “비용도 등록금의 30% 이하 수준으로 큰 부담은 없다”고 언급했다.
최근 대학가에 졸업시즌이 다가왔지만 대학생들은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졸업이 가능한 대학생 중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졸업식에 참석해 학사모를 쓰겠지만, 취업에 실패한 이들은 졸업과 졸업유예의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졸업유예를 선택한 한모(26)씨는 “나 뿐만 아니라 대학 5학년이라 불리는 졸업유예생은 이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면서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해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어 언제나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처럼 ‘백수’ 상태에서 취업을 준비하게 되는 것보다 ‘대졸 예정자’ 신분이 취업을 준비하는 게 더 수월하다는 인식에 졸업유예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지역 대학교에서 상반기·하반기 졸업유예를 신청한 대학생들은 전남대 764명, 조선대 715명 등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한 대학교 취업지원과 팀장은 “졸업유예는 취업이 힘든 졸업생들에게 일종의 피난처 역할만 하고 있을 뿐”이라며 “국가적 차원의 청년 취업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한국직업능력평가원에 따르면 500대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채용시 중시하는 항목을 조사한 결과 ‘최종학교 졸업시점’이 100점 만점에 19.6점으로 가장 높았다. 졸업 평점(16.2점), 전공의 직무적합성(14.7점), 출신학교(14.5점)가 그 뒤를 이었다. 어학(10.3점), 자격증(9.5점), 해외취업 및 어학연수(6.0점)는 생각보다 중요도가 떨어졌다./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