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어젠다, 전시장으로 끌어들인다 2018광주비엔날레 ‘상상된 경계들’ 참여작가·전시 윤곽 11명 큐레이터 공동 기획 7개 ‘주제전’ ‘GB커미션·파빌리온 프로젝트’ 관심 광주정신 깃든 장소특정적 신작 제작 ‘대형 집체화’ 북한미술 세계에 첫선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8년 03월 21일(수) 19:03

2018광주비엔날레가 오는 9월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개막하는 가운데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 20일 올 전시에 참여할 작가를 확정, 발표했다. (왼쪽부터) 김만석 독립큐레이터 겸 공간 힘 아키비스트, 백종옥 미술생태연구소장, 김선정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이제임스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인류 역사와 사회적·정치적 경계에 있는 동시대 어젠다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등의 전시장에서 펼쳐내게 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 20일 오후 ‘2018 광주비엔날레 참여작가 명단’을 확정하고 전반적인 전시 윤곽을 발표했다.

11명의 공동 큐레이터가 기획한 7개 주제전에는 전 세계 40개국 작가 153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올해는 제3세계·아시아권·한국 작가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참여해 광주비엔날레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고, 국내 작가 발굴 요람으로서의 역할을 할 예정이다.

작가들은 주제전에서 전쟁과 분단, 냉전, 독재 등 근대의 잔상과 21세기 포스트인터넷 시대에서의 새로운 격차와 소외를 고찰하는 작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평면,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할 예정이다. ‘상상된 경계들’은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에서 차용했다.

이제임스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은 “‘상상된 경계들’ 아래 엮어내는 주제전과 광주역사·정신을 시각문화로 확장하는 GB커미션, 해외 유수 문화기관의 기획전으로 펼쳐지는 ‘파빌리온 프로젝트’가 추진된다”며 “7개 주제전이 다양한 프로젝트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동시대 전위적이고 사회 반영적인 현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공훈예술가 김인석 作 ‘소나기’(미완성) /광주비엔날레 제공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선 ▲클라라 킴 ▲그리티야 가위웡 ▲크리스틴 Y. 김&리타 곤잘레스 ▲데이비드 테 등 4개의 섹션이, ACC 문화창조원에선 ▲정연심&이완 쿤 ▲김만석·김성우·백종옥 ▲문범강 등 3개 섹션의 전시가 선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전시는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북한미술전’이다. 북한미술 권위자로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총 9차례 평양을 방문하면서 연구해 온 문범강 큐레이터의 전시다.

평양 만수대창작사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북경 만수대창작사미술관 등의 소장품에서 선별한 조선화 20여점을 ACC 문화창조원 6관에서 선보인다.

4-5m 폭의 대형 집체화는 대부분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며, 집체화가 주를 이루는 북한미술전은 세계 최초라 할 수 있다. 북한 최고의 조선화 작가인 최창호 인민예술가, 김인석 공훈예술가 등 31명이 참여한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통일부 측에 작품 반입 승인을 위한 절차를 추진 중에 있다.

또한 광주정신을 담은 기념비적 신작 프로젝트인 ‘GB커미션’을 추진해 광주라는 도시의 역사성을 지구촌에 재선언하며, 세계 미술 현장을 광주로 집결해 위성전시를 여는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먼저 GB커미션은 기념비적 신작 프로젝트로, 광주라는 도시의 역사성을 담은 ‘장소특정적 신작’을 제작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는 아드리안 비샤르 로하스, 마이크 넬슨, 카데르 아티아,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작가가 참여한다.

마이크 넬슨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장인 옛 국군광주병원의 건축물을 다른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건물의 물질성에 천착해온 작가는 현재는 폐허가 된 구 국군광주병원 내 전등과 스위치, 문, 손잡이 등 건축물 부속품을 재조명한다.

카데르 아티아는 광주민주화운동 생존자를 만나 상처로 1980년에 머무른 광주사람과 현대 세계 사람과의 연결을 시도한다. 현대적인 심리학과 전통적인 민속학 등 다학제적인 접근을 통해 트라우마에 대응하는 방식에 대해 고찰한다.

그런가 하면, 광주비엔날레가 해외 유수의 문화기관 연계전시를 개최하는 위성프로젝트인 ‘파빌리온 프로젝트’도 관심을 모은다. 행사 기간 중 프랑스와 핀란드, 필리핀 등 해외 유수 미술기관 등을 초대해 연계전시를 개최하게 된다.

참여기관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현대미술 전시관인 팔레 드 도쿄, 헬싱키 국제 아티스트 프로그램(HIAP), 필리핀 컨템포러리 아트 네트워크 등이다.

팔레 드 도쿄는 광주 남구 시민회관에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리모델링을 마치고 2015년 재개관한 광주 근대 건축물인 광주시민회관은 1980년 5·18 당시 계엄군에 대항한 시민군이 사용하던 공간으로 ‘광주정신’이 깃든 곳이다.

헬싱키 국제 아티스트 프로그램(이하 HIAP)은 파빌리온 프로젝트 장소 선정을 위해 수차례 광주를 방문하면서 전시 준비를 해오고 있다.

필리핀 현대미술기관의 연합체인 필리핀 컨템포러리 아트 네트워크도 한국작가와 필리핀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를 추진 중이다./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