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감사위 ‘목적감사’ 논란 기부금→정보유출 전환…특정후보 전달설 파다 “문서유출 종착지 확인 위해 수사 의뢰” 해석 분분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8년 03월 21일(수) 20:00

광주시 감사위원회가 의료기업의 투자 유치 관련 문서가 제3자에게 유출됐다며 감사를 진행, 수사를 의뢰키로 해 논란이다.

감사위원회가 자동차밸리위원회 기부금 부적정 사용 여부를 살펴보겠다며 지난 13일 감사에 착수한 뒤 일주일 만에 투자 유치 문서 유출을 문제삼아 대기 발령중인 간부공무원에 대해 수사의뢰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3자에게 유출된 근거와 자료의 기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1일 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5일 광주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메드라인의 기업 정보와 투자 규모 등이 적힌 문서가 지난 9일 A간부의 지시로 투자유치 담당 과장과 자동차산업과장을 거쳐 청와대 행정관에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

감사위는 이 과정에서 투자자의 사전 승인이 없었으며, 투자자가 이를 항의해와 지난 19일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드라인 투자 건과 관련, 계약서나 MOU(양해각서)도 없는 구두 투자 약속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와 관련 기밀로 볼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감사위는 지난 2월14일 유사 문서를 청와대 다른 행정관에게 보낼 때는 투자자의 승인을 받았으나, 3월9일 발송 때에는 이 같은 과정 없이 전달됐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제출된 서류를 중심으로 행정·절차 위반 사항을 골라내는 감사가 아니라 해당 간부공무원의 업무 전반을 사실상 ‘수사’하고 있는 모양새로 진행되고 있는 것도 논란이다. 실제 감사위는 대기발령 중인 간부 공무원의 컴퓨터 본체, 메일까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렬 감사위원장은 “이례적이라는 말에 공감한다”며 “자동차밸리위원회의 기부금만을 살펴보려했으나 투자 유치 업무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해 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목적감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독립기관인 감사위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청 안팎에서는 해당 자료가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제3자인 특정 광주시장 후보 측에 전달됐다는 설이 파다하다.

윤 위원장이 이날 “이 문서가 최종적으로 어디로 갔는지 알아보기 위해 수사 의뢰를 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