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리 창출 위한 전남농업·농촌의 실천적 의제 조창완 |
| 2018년 03월 29일(목) 18: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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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년 3월 러시아 페트로그라드에서는 1천330건의 파업이 발생했다. 식량배급이 중단되자 섬유공장의 여성노동자들은 빵을 요구하며 거리 행진을 펼쳤다. 배고픈 노동자와 아이들까지 참여한 행진 규모는 점점 커져갔다. 황제 니콜라이 2세는 수도지구 카발로프 장군에게 진압을 명령했지만 거부당했다. 이미 일부 병사들이 병영을 이탈해 시위대에 가담한 터였다. 이들 반란병과 노동자들은 정치범을 석방하고, 관청을 점거했다. 니콜라스 2세는 이윽고 퇴위를 선언했다. 러시아의 3월 혁명 이야기다. 삶의 유지에 갈급한 노동자와 농민을 대표하는 군부가 혁명의 중심에서 대중적인 봉기를 이끌었다는 게 특징이다.
3월은 24절기 중 경칩(驚蟄)과 춘분(春分)이 있는 달이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는 뜻을 담은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이다. 3월 혁명이 식량배급 중단에서 시작된데 반해 양식을 일구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때가 3월이다. 시작을 위해 기초가 이뤄지는 중요한 기간이다. 때문에 현재를 진단한 후 내일을 위한 다양한 의제들을 쏟아내고, 실천방안에 대한 고민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미래 농업·농촌을 준비하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움직임이 내발적임을 직관할 수 있다. 저성장, 저출산, 초령화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현실을 직시한 혜안 마련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정부의 세부실천과제가 명확성을 띄고 있어 실천가능성을 제고시킨다는 것이다. 정부의 핵심정책 기조인 일자리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농업일자리 창출이 그러하다. 수치로 접근하면 올해 3만3천개 일자리 창출이 예상하고 있다. 주요방법으로는 농업에 다른 영역을 대입시키는 융복합이 중심이다. 이를 토대로 농업에 향후 5년간 17만개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농업과 신기술이 만난 스마트팜 활성화가 우선 손꼽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첨단정보 및 기계를 농업·농촌에 접목시켜 창농과 창업에 대한 기회를 끌어 모으는 것이다. 정부는 스마트팜 확산을 위해 전국 4개 지역에 스마트밸리를 구축하고, 창업자 대상 교육과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거기에 농촌관광해설사 양성을 통해 기존 농촌관광에 이야기를 부여해 관광활성화는 물론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전략이다. 또한 신산업군으로 분류되는 반려동물 분야에는 기대 이상의 확장성을 예상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펫·동물사료 등 먹거리에서부터 반려동물·동물 간호복지사라는 돌봄서비스까지 산업과 직업군을 확대해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밖에도 승마 인구의 증가에 편승한 승마 관련 일자리 창출과 식품업계에서 부상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분야 등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그것이다.
이와 더불어 전남도는 지난 7일 농림분야 전문가 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는 전남 농업정책 수립 방향을 고민했다. 농자천하지대본(濃者天下之大本)에 담긴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살리고, 농도 전남으로서 선각자적 역할과 함께 미래 좌표를 방담을 통해 구상했다. 특히 소득주도성장에 방점을 둔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농업의 첨단산업화 구현을 큰 틀에서 제안했다. 소득이 낮은 식량작물 대신 스마트팜을 활성화한 시설원예축산업을 통해 수출농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게 골자였다. 이는 곧 지방분권시대에 지방농정이 지녀야 할 생명력으로 설명됐다. 게다가 선진농업국이 미래 농업을 준비하는 핵심기조로 기계·자동·첨단화라는 것을 공유하며, 이들 국가들이 기후환경 제어 시스템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를 짚어봤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일자리창출과 소득주도성장을 천명하며 농업이 가야할 방향을 다각도에서 진단하고 있다. 특정한 달에 특별히 어떠한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또 고심하고 있다. 시작과 새로움을 알리는 3월, 역사적 흐름에서 ‘절실함’이 있었다면, 지금 우리는 미래 농업을 ‘간절함’으로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