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화와 보호주의 김일태 |
| 2018년 04월 03일(화) 1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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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혼돈과 위기, 그리고 기회의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지난 해 촛불혁명으로 새 정부가 출범하였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는 평화공존의 분위기가 조성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실업은 증가하고 집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출산과 혼인율은 최저로 경제 활력은 침체되어 대다수 서민들의 삶은 힘든 상황이다.
세계는 세계화의 기치로 글로벌 경제시스템에 편입되어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의 자유화와 자유무역으로 성장의 동력을 얻었지만 시장의 안정성을 위한 규제들이 폐지돼 거시적 변동성은 커졌다. 이런 세계화의 대가는 생산성 향상 보다는 약탈적 대출과 비도덕적이고 반경쟁적 관행으로 금융시스템을 통해 대기업과 위정자, 그리고 부유층에게 부가 집중되어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국가 간의 소득 및 생활수준의 격차를 확대시켰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침체(Great Recession)는 세계 각국의 불평등과 격차를 심화시키고 경제에도 심각한 부담을 주어 회복의 속도를 더디게 만들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불평등의 대가(The Price of Inequality)’에서 “정경유착으로 경제적 불평등은 정치적 불평등을 심화시켜 가진 자들에게 권력을 집중시켜 정치적 불평등이 다시 경제적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화의 흐름과 보호주의의 경향에 대해서 스티글리츠는 ‘더 초이스(The Choice)’에서 세계화가 불평등과 격차를 초래하였지만 ‘아랍의 봄’을 가능하게 만든 “민주주의와 인권 보장의 확산과 경제적 번영에 기여했다. 이제 세계가 보호주의로 기울어진다면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일자리를 위협받게 되며 값싸고 풍족한 상품들을 소비한 선진국 국민들을 포함한 세계 모두가 큰 손해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강력한 보호주의로 기울어질 것이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이후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 일본, 한국, 유럽연합 등에게 통상압박 수단을 통해 무역보복을 실행하고 있다. 대미 무역흑자(미국 상무부 2017 기준 229억 달러)를 기록한 한국의 경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적용하고 철강 제품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고 냉간압연강판은 불리한 가용 정보(정보 제공에 비협조적인 수출기업에게 고율 관세 부과) 항목을 적용하는 통상압박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통상압박을 통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고 철강 수출을 30% 감축해 관세를 면제하는 것으로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
특히 지역은 주요 수출 품목을 생산하는 공장들이 입지하고 있어 보호주의 정책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지난번 조선 업종의 위기로 울산, 거제, 대불의 지역경제는 아직도 회복 조짐이 더딘 상황이다. 최근 한국 지엠(GM)의 군산공장 폐쇄 예정,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추진 등으로 지역 상권은 황폐화되고 지역경제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은 앞으로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다른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가 이어진다면 수출 품목을 생산하는 공장 라인의 해외 이전 등 헤어날 수 없는 고통에 직면할 것이다. 이것은 한국 기업의 미국 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하여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며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미국 우선주의를 실행하는 것이다.
보호주의는 그동안 세계화가 이룩한 모든 성과를 앗아갈 것이고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자본, 금융, 무역 자유화로 인해 더욱 커진 위협적이고 불확실한 경제적 변동으로 고용의 불안전성은 더욱 심각할 수준에 이를 것이다. 따라서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글로벌적인 사회적 보호는 필요하게 된다.
한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은 세계화와 보호주의이라는 경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스티글리츠의 ‘더 초이스’에서 역설하고 있는 세계 각국이 보호주의로 기울어지려는 시스템을 경계하면서 국제적 협력과 공조로 경제, 안보, 환경, 의료 등 모든 분야에서 안전망을 제공하는 ‘보호주의로 기울지 않는 사회적 보호’ 를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