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 모과 시 조연화

2018년 04월 09일(월) 19:07

이 가을,
감나무와 마주한 모과나무 늠연하다

사방으로 가지를 뻗치는 모과나무
속살 드러낸 감나무 앞에 서슬 세운다

그 가늘디가는 가지에도 황금 열매 주렁주렁
울퉁불퉁 못생겼다 감잎들의 수런거림에도
당당한 모습은
단감과도 비길 바가 없는
청량한 향기로움이 있기에
그 봄날,
다복한 연분홍 꽃으로 웃었나 보다.

<해설> 모과는 과일 중에 가장 못생겼다. 울퉁불퉁하고 투박하다. 그렇지만 외모와 달리 그 향은 그윽하기 그지 없다. 봄날 연분홍꽃으로 피어나는 모과꽃, 그 아름다움이 향기로 스며들었나 보다. 시인의 내면이 슬쩍 엿보이는 정감어린 시다.

<약력> 문학예술, 아시아서석문학 신인상, 한국문협, 광주문협이사, 광주시인협회 부회장, 한국예술인협회 회원, 시집 ‘모다깃비의 곡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