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대화 이경숙 서림교회 권사

2018년 04월 17일(화) 19:14

시끄럽고 어수선한 선거시즌이 도래하고 있다.

지난 2016년에 있었던 미국 대통령 후보 TV 토론은 그야말로 지저분한 인신 공격전이었다. 서로의 약점을 들추면서 신랄하게 비난하는 사상 최대의 진흙탕 싸움이었다. 상대를 깎아내리면서 자신을 치켜세우려는 비열한 방법으로 인해 이들의 TV 토론은 초등학생들에게 조차도 전혀 모본이 되지 않았다. 과연 원수의 공격을 받을 때 예수라면 어떻게 했을까?

훈련되지 않은 이스라엘 민족을 40년간 인도하여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그들의 지도자 모세가 죽었다. 이런 충성스러운 종 모세를 죽음에서 일으켜 하늘로 데려가기 위해 예수가 모세의 시체를 묻은 천사들과 함께 모세의 무덤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모세의 무덤 앞에는 이미 사탄과 악한 천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사탄은 모세를 죄짓게 만드는 데 성공하여 무척 기뻤기 때문에 모세의 시체를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주장하며 예수의 접근을 막아섰다. 그러나 예수의 영광 앞에서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이에 질세라 사탄은 모세의 시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예수에게 시비를 걸어서 그를 흥분시켜 복수심을 일으키려 했다.

“모세는 크나큰 죄를 지었기 때문에 모세의 시체는 내 것이다!”

물론 예수는 사탄의 도전을 되받아 정당한 사유로 공격할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모세가 죄를 지은 배경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자극하여 불평불만을 끊임없이 터뜨리게 한 사탄이 그 배후에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는 사탄이 40년간 쉴 새 없이 모세를 괴롭히며 온갖 나쁜 짓을 일삼은 것을 일일이 지적하며 사탄의 정체를 적나라하게 폭로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예수는 모세의 시체를 놓고 사탄을 비난하는 방법을 절대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왜냐하면 비난은 악한 자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예수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며 온유한 자세로 사탄에게 점잖게 맞섰다.

“주께서 너를 꾸짖으시기를 원하노라”하셨다.(유다서9).

그런 뒤 예수는 사탄을 비난하는 대신 모세를 변호하며 말했다.

“모세는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의 한 가지 잘못을 뉘우쳤으므로 그의 품성에 아무 흠도 남아 있지 않다. 따라서 그의 이름은 하늘 기록 책에 흐려지지 않고 똑똑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예수는 사탄이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던 모세의 시체를 일으켜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그를 하늘로 데리고 올라갔다.

영혼들이 원수를 취급하는 일에서까지 나타난 예수의 방법은 우리에게 모든 대인 관계에서 실천해야 할 대화법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원수나 반대자와 싸울 때, 보복의 정신을 가지고 말을 하거나 욕하고 비난하는 언사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판단하고 비난하는 일을 신께 맡겨야 한다. 그런데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서 사람들은 언쟁을 하면서 거리낌 없이 반대자의 불리한 점을 이용하여 빈정거림과 말장난을 남발하는 것을 너무나 자주 본다.

그럼으로써 상대를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독설적이고 날카로운 말로 그를 야유하는 일들을 자주 본다. 우리의 말은 거칠고 날카로워서는 안 된다.

시종일관 온유와 친절을 나타내며 반대자의 말을 반복하거나 그로 더불어 다투지 말자.

아무리 자신이 옳다 해도 상대를 비방하지 않고 감정의 흥분 없이 오로지 객관적인 사실만을 거론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승자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지원하러 온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한 말이 생각난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

대한민국 이제 선거철이 도래했다. 국민들은 출마한 분들의 입으로 토해내는 말을 귀담아 들어 보아야한다. 상대방 출마자와 어떤 논쟁을 하는지 말이다. 아름다운 대화를 하는지 네가티브 공세에만 혈안이 되고 있는지 경청하시는데 시간을 할애하시면 어떠할까.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고 품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