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당사자의 법적 취약함 해소 돕고 싶다” 오늘 법의날…광주가정법원 상근 진단전문가 신상문 광주미래병원장 면담 통해 심리 분석·약물중독 여부 파악해 법원 전달 정신질환자 등 실질적 도움…사회공헌활동 지속할 것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2018년 04월 24일(화) 20:01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치료와 상담을 통해 그들이 법적 취약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광주가정법원에서 ‘상근 전문진단가’로서 활동중인 신상문 광주미래병원장은 25일 ‘법의 날’을 맞아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 24일 이같이 밝혔다.

광주가정법원에서는 가정폭력·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으로 ‘전문가의 진단 등에 관한 예규’를 제정해 지난해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가정법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심리학자 등 관련 전문가에게 가정폭력 행위자, 피해자 또는 가정 구성원의 정신·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 소견 및 가정폭력 범죄의 원인에 관한 의견을 조회할 수 있다.

여기서 ‘상근 전문진단가’는 가정법원의 외부조력인으로서 법정 옆 상근 전문가 진단실에서 재판과 동시에 재판 당사자를 면담해 그 결과를 법원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광주가정법원은 상근 전문가진단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신 원장은 광주에서는 유일한 상근 진단전문가로 격주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재판 당일 당사자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 당사자의 심리를 분석하고, 우울증 및 알코올 중독 등의 증세가 있는지를 파악해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여부 등을 가정법원에 전달하고 있다.

신 원장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건 행위자 및 당사자들은 법적 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경제적·사회적으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전문가가 주변에 없는 실정이다”면서 “법원에 상근해 있음으로서 당사자와 가정법원 재판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상근 전문진단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에 대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광주지부에 광주가정법원이 진단전문가에 대한 요청을 해옴에 따라 제도의 좋은 취지를 듣고, 의사로서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 원장이 상근 전문가로 활동한 이후 광주가정법원 재판의 효율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기일에 최대 4건의 전문가진단이 가능한데다 조사관의 조사절차가 없어 심리기일이 단축되며, 전문의의 진단이 바로 이뤄짐에 따라 당사자들도 거부감이 낮아 협조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 원장은 “사실상 현장에서의 심층 진단과 깊은 치료 및 상담은 이뤄질 수 없지만 당사자들이 즉시 면담을 하는 것에 거부감이 낮고, 별도로 병원에 가야할 필요성이 없다는 데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 같다”며 “의사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정확한 진단과 면담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현재 우리 병원 의료진들의 배려로 시간을 내서 법원에 올 수 있다. 현실적으로 여건상 의료인들이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안타깝다”며 “법원에서의 전문진단가 활동 외에도 지역사회에서 동료의사들의 사회적 참여가 늘 수 있도록 독려하고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