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구속부상자회장 횡령 의혹 ‘파문’ 일부 회원들, 양희승 회장 사퇴촉구 단식농성 돌입 ‘회장 불신임안’ 가결 무시…비대위 오늘 기자회견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2018년 04월 24일(화) 20:30

5·18 구속부상자회 농성 5·18구속부상자회원들이 24일 오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구속부상자회 사무실 앞에서 장학금과 구속부상자회 사업비 횡령과 관련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5·18구속부상자회원들이 양희승 회장의 공금 횡령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번 의혹제기는 올해 5·18 행사가 한달도 채 남지 않는 시점에서 불거진 만큼, 자칫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는 실정이다.

5·18구속부상자회원 일부 회원들은 24일 “양 회장이 5·18구속부상자, 유공자 자녀들에게 가야할 장학금과 구속부상자회 이름으로 벌인 사업비 등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회원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광주 서구 5·18구속부상자회 사무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 7시간이 흐른 오후 5시30분. 5명의 회원들은 아무 것도 입에 대지 않고 차디찬 바닥에 쪼그려 앉아 양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의 농성은 밤샘 계획돼 있다.

이들이 등으로 기댄 5·18구속부상자회 사무실 출입문에는 급히 내건 듯한 ‘임시휴무’라고 적힌 A4 용지가 내걸렸다.

회원들은 “우리가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날 집행부가 임시적으로 문을 닫았다”며 “사무실은 우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만큼 ‘회원들의 집’이나 다름없는데 가족들을 반기지 않은 것은 가당치도 않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지난달 29일 열린 이사회에서 11대 6으로 ‘회장 불신임안’이 가결됐음에도 유권 해석을 통해 물러나지 않고 있다”며 “수사기관에 철저한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회원들은 38주년 5·18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아 내심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회원들은 “제38주년 5·18 행사를 앞두고 광주시민들에게 부끄럽지만, 시민들도 모든 것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 이렇게 농성에 들어갔다”고 소회했다.

회원들이 주장하는 구체적인 내용은 양 회장 등 집행부가 최근 화순지역 한 학생에게 지급한 장학금 150만원 중 절반 가량을 회수했다는 것. 이에 해당 학생이 경찰에 고발했고, 이 과정에서 양 회장이 10여년 동안 구속부상자회를 운영하면서 각종 비리 의혹들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4명의 여성 회원들이 사무실 앞에서 쪽잠을 청할 예정이지만 정작 양 회장은 연락두절이었다. 이에 대해 구속부상자회 관계자는 “보조사업비를 운영비로 전용했을뿐 횡령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5·18구속부상자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 오후 3시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 사랑방에서 12년째 지속되는 양 회장의 장기연임에 따른 폐단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되기도 했다.

비대위는 25일 오전 11시께 5·18 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집행부 장기 연임에 따른 폐단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