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담은 18수 詩, 열여덟 음성으로 울려퍼지다 5·18 헌법전문 수록·개헌 위한 ‘광주시민 5·18 시 낭송회’ 성료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
| 2018년 05월 01일(화) 19: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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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낭송회 문학메카 낭송포럼은 지난달 30일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여간 광주 상무지구 롤링스톤즈(치평동 1218-3 센트럴관광호텔 지하 2층)에서 ‘광주시민 5·18 시낭송회’를 열었다. 행사는 광주매일신문·광주매일TV가 주최하고 문학메카 낭송포럼이 주관했다. 진행은 방송인 윤지현씨가 맡았다.
행사장에는 정종재 광주시 행정부시장, 황하택 지역문학인협회 이사장, 정일영 국제라이온스협회 355-B1지구 총재, 오재동·김용하 전 광주시인협회장, 정윤태 전 조선대 미술대학장과 남성숙 광주매일신문 대표이사, 시민 1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시 낭송에 앞서 광주·전남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국악인 이영애씨가 ‘여는 무대’를 꾸몄다.
광주시 무형문화재 제18호 가야금 병창 보유자이자 낙안읍성 가야금병창진흥회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영애씨는 이날 판소리 ‘춘향가’ 중 한 대목과 남도민요 흥타령의 ‘꿈이로다’를 들려줬다.
이씨의 구성진 노랫가락과 함께 무대 오른쪽에는 1980년 5월의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상영돼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5월 영령들에게 바치는 헌사와 같은 공연으로 무대의 포문을 열었다.
송수권 시인의 ‘젊은 광장에서’를 조옥녀씨가 낭송하면서 본격적인 시 낭송이 시작됐다. ‘5·18’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18명의 회원들이 각자 한 수씩 총 18수의 시를 낭송했다.
시 낭송과 함께 박정인씨의 대금 연주, 김민지씨의 바이올린 연주, 조아라씨의 바순 연주, 문귀연씨의 기타 연주 등 잔잔한 라이브 연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축하공연으로는 광주대 교수로 재직 중인 소프라노 김미옥씨가 무대에 올랐다. 김씨는 4·27남북정상회담으로 뿌리내린 요즘의 한반도 평화 무드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리운 금강산’, ‘넬라 판타지아’, ‘희망의 나라로’를 선사했다.
문학메카 낭송포럼 회장인 고명순씨가 문병란 시인의 ‘부활의 노래’를, 이영미씨가 조태일 시인의 ‘다시 오월에’, 정순애씨가 오재동 시인의 ‘빛고을 버들아’, 전경희씨가 도종환 시인의 ‘오월 아침’ 등을 들려줬다. 신은주씨는 김인석 시인의 ‘금남로’, 김도희씨는 곽재구 시인의 ‘내마음의 오월’, 김창묵씨는 양성우 시인의 ‘오월제’를 낭송했다.
특히 김정숙씨는 정민경 시인의 시 ‘그날’을 생생한 전라도 사투리로 낭송하며 눈길을 끌었다.
2007년 5·18기념 백일장 대상작인 정민경 시인의 시 ‘그날’은 ‘나가 자전거 끌고잉 출근허고 있었시야/ 근디 갑재기 어떤 놈이 떡 하니 뒤에 올라 타블더라고/ 난 뉘요 혔더니/ 고 어린놈이 같이 좀 갑시다 허잖어’로 시작한다.
감칠맛 나는 사투리로 낭송하는 김씨의 목소리와 함께 1980년 5월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회원들의 퍼포먼스도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38년 전의 모습을 그리듯 교련복을 입고 자전거를 끌고 나오거나, 교복을 입고 학생의 역할을 연기하는 등 재미를 더했다.
마지막 무대는 회원들이 2명씩 짝을 이뤄 김준태 시인의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를 낭송했다. 이 시는 1980년 6월2일 신문에 실린 우리나라 최초로 5·18을 소재로 한 시여서 의미를 더했다.
특별 퍼포먼스로 회원들이 무대에 출연해 ‘5·18’, ‘민주화’, ‘운동’, ‘헌법’, ‘전문’, ‘수록’, ‘개헌’, ‘반드시’, ‘이뤄내자’라고 써진 판넬을 들고, 함께 외치며 다짐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시 낭송가와 참석자가 한마음으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시 낭송회를 모두 마친 후 정종재 행정부시장은 “13년 2개월 만에 광주에 온 내게, 광주에 온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행사였다”며 “시민이 직접 5월 관련 시 낭송을 하고 1980년 5월을 이야기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문예, 광주시인협회, 광주문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 김성금(77·나주)씨는 “38년 전 전쟁과 같았던 그날이, 시 낭송을 통해 조금은 새롭게 다가왔다”며 “5·18을 기억하며 앞으로는 시민들이 함께 새날을 만들어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