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지만원 심판해야” 한 목소리 천주교 정평위·광주시장·5월 단체 등 민·형사 소송 ‘73 광수’로 지목당한 5·18 참가자 지용씨도 참여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2018년 06월 04일(월) 20:18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활동한 지용(왼쪽 두번째)씨와 영화 ‘택시운전사’ 실제 주인공 김사복 씨의 아들 승필(왼쪽)씨가 4일 오전 5·18 북한군 배후설을 퍼뜨려온 지만원 씨에 대해 광주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5·18은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북한군의 선동으로 일어난 폭동이라고 주장해온 지만원(76)씨가 또다시 고소를 당했다.

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시스템클럽’ 누리집 게시물을 통해 2015년부터 공개적으로 ‘광수들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폭동을 일으킨 대가로 북한에서 요직을 차지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지씨는 5·18 영상기록물을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던 탈북자의 발언에서 ‘광수’라는 북한 특수군을 지칭하는 비공식 용어를 지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5·18 단체는 지씨가 ‘제○ 광수’라는 방식으로 지칭한 5·18 당사자가 6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한다.

지씨는 5·18 북한군 개입설을 인터넷상에서 퍼뜨리는데 그치지 않고 ‘광수’ 게시물을 묶어서 ‘5·18 영상고발 화보’까지 출간했다.

지씨는 광수라고 지칭한 5·18 당사자, 북한과 내통한 단체라고 지목한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5·18단체 등으로 피소돼 민·형사 재판 중이다.

5·18 당사자들은 ‘광수’ 논란 이후 지씨를 모두 5차례 형사 고소했다.

1-4차 고소 사건은 “서울에서 재판받게 해달라”는 지씨 요청이 받아들여지고 하나의 소송으로 병합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씨는 지난해 윤장현 광주시장에게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형사 피소당했다.

같은해 6월 자신이 대표로 활동하는 ‘대한민국 대청소 500만 야전군’ 회원들과 서울역 앞 집회에서 ‘광주시장이 5·18 당시 광주교도소는 북한 특수군이 공격했음을 증언했다’고 펼쳤던 주장이 빌미가 됐다.

이 사건 역시 다른 사건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이 맡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영화 ‘택시운전사’ 실제 주인공인 김사복 씨의 유족, ‘제73 광수’로 지목된 5·18 시민군 출신 광주 서구 주민 지용(76)씨가 지씨 고소에 함께했다.

지씨는 5·18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도운 김사복 씨가 간첩이라고 주장했다. 광주에서는 민사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지씨 인터넷 게시물과 이를 묶어서 만든 ‘5·18 영상고발 화보’, 지씨 주장을 인용한 인터넷 매체 ‘뉴스타운’ 등의 발행과 배포를 금지하는 가처분 및 본안 소송이 광주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별도로 제기됐는데 지씨와 뉴스타운이 5·18 당사자 등에게 8천200여만원을 배상하도록 명령한 소송은 다음달 13일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열린다.

4일 지씨를 검찰에 고소한 김사복씨 유족과 지용씨는 “검찰은 언제까지 이런 불법행위를 방치할 것인가”라며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불구속 기소해 결과적으로 불법을 조장하고 피해자 고통을 가중한 검찰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