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부다페스트서의 40일 ‘길 위의 인생’ 실천 ‘쉼표가 있는 두 도시 이야기’ 차노휘 지음 에코미디어 1만2천원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8년 06월 11일(월) 00:25

일상 속 끊임없는 걷기를 통해 삶과 시간을 일깨우고 있는 차노휘<사진> 작가가 체코 프라하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여행기를 책으로 엮었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소설가 차노휘 작가가 최근 ‘쉼표가 있는 두 도시 이야기’를 펴냈다.

차 작가는 2016-2017년 금남로 일대에서 벌어진 촛불혁명을 통해 역사를 다시 보는 눈을 가졌다고 한다. 10여년간 글을 쓰는 작가로 살아온 차 작가는 몇 해 전 문학인 시국선언에 동참했는데, 이는 ‘블랙리스트’란 이름으로 되돌아왔다.

이같은 일은 차 작가로 하여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저항과 희생의 역사 현장이 있는 광주를 깊게 아는 계기로 작용했다. 광주학생독립운동탑, 금남로, 충장로, 전남도청, 전일빌딩, 5·18 묘역 등이 그런 매개체다.

체코와 헝가리 여행 또한 그 길을 찾아 나서는 여정의 연장선이었다. 한때는 소련의 위성국으로서 남보다 북과 가까웠던 나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이 일어났던 나라, ‘헝가리 혁명’과 ‘프라하의 봄’을 통해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했던 곳들이어서 두 나라는 광주와 비견할 만한 곳이었다.

작가는 방학을 맞아 체코 프라하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머물면서 광주에서 일상을 보내듯 40여일을 그곳에서 지냈다. 계속해서 길을 걷고 ‘역사를 바라보는 주체로서의 나’, ‘작가로서의 나’와 조우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녀온 흔적을 남기기 위해 인터넷 신문에 23회에 걸쳐 연재를 했으며 이를 엮어 책으로 출간했다.

광주의 화가 한희원은 “요 몇 년 간 소설가 차노휘는 길을 걷고 또 걸었다. 들과 숲을 걸었고 바다의 소리를 듣고 하늘을 응시했다”며 “이 책은 그가 만난 길에 대한 내밀한 기록이다. 고요함 속에 책을 펼치면 그와 여행길을 동행하는 기쁨을 누릴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글쓴이 차노휘는 소설가이자 광주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6년부터 걷기 시작해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을 완주한 다음 프랑스로 떠나 생장피드포르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Camino de Frances)까지 걸었다. 도보 여행을 실천하며 나와 세계와의 관계 그리고 ‘그곳’의 원주민과 문화를 공부하며 열정적으로 ‘길 위의 인생’을 실천하고 있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