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이현 아동문학가

2018년 06월 14일(목) 20:02

“오늘은 뭘 하지?”

음식을 준비해야 할 때마다 고민이 된다. 이왕이면 맛있는 걸로, 온 식구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만들고 싶지만 쉽지 않다. 하지만 길고도 길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몇 가지 안 되는 만큼 선택의 폭이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예쁜 신발하나 사고 싶을 땐 고민이 참 많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야 하고 색깔도 좋아하는 색깔이어야 한다. 안신은 듯 편하고 가벼운 신발에 가격 또한 적당해야 한다. 아이들이 건네 준 용돈으로 구입하게 되었을 때는 더욱더 고민이 커진다. 아이들의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한 해 두 해가 아닌 오래오래 끝까지 신을 수 있는 신발을 찾느라 결정이 쉽지 않다.

그리스의 크세노폰 향연집에 있는, ‘헤라클레스의 선택’도 마찬가지다.

어릴 적부터 남다르게 힘이 센 헤라클레스가 하루는 자기의 힘을 자랑해 보이자, 걱정이 된 아버지는 헤라클레스를 키타론이라는 산으로 보내 소떼들을 돌보며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헤라클레스는 열심히 소떼들을 돌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삶을 살아야 잘 살았다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바로 그때 젊은 헤라클레스 앞에 두 여인이 나타난다. 한 여인은 매우 아름답고 호화스러운 옷을 입고 있었고, 또 한 여인은 매우 수수한 흰 옷을 입고 있었다. 전자의 이름은 ‘쾌락’이었으며, 후자의 이름은 ‘덕’이었다. 쾌락은 젊은 헤라클레스에게 아무런 수고도 하지 않고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쾌락을 누릴 수 있는 길로 인도해 주겠노라고 약속했고, ‘덕’은 그에게 매우 많은 수고와 고통을 겪어야 하지만 결국 그의 남자다움에 합당한 아름답고 선한 삶의 길을 제시해 주었다. 선택의 기로에 서서,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젊은 헤라클레스, 하지만 그는 결국 ‘덕’을 선택했고, ‘헤라클레스의 선택’으로 남게 되었다.

이렇듯, 우리는 시시 때때로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몇 시에 일어나야 할지,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전화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말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다. 특별한 물건을 사는 게 아닐지라도 다양한 종류 앞에선 선뜩 고를 수가 없다. 물건의 기능성에 가격에 디자인에, 선택의 폭이 높아질수록 만만치가 않다.

두 곳의 마트에서 진행되었다는 실험도 재미있다.

똑같은 잼이지만 종류가 다양한 잼의 시식회 이야기다. 한 마트에서는 6가지 종류의 잼만을 진열해 시식회를 진행했고, 또 다른 마트에서는 24가지 종류의 잼을 진열해 시식회를 진행했다. 그렇다면 어느 마트의 시식회 잼이 더 많이 팔렸을까? 결과는 6가지 종류의 잼만을 진열해 시식회를 진행한 마트다. 24가지 종류를 진열한 마트의 시식회는 사람들의 관심은 뜨거웠지만 판매율은 저조했다. “오렌지 쨈을 살까? 아니야. 남편은 복숭아 쨈을 더 좋아하잖아. 그럼, 황도 쨈이 좋을 까, 백도 쨈이 좋을까. 어? 블루베리도 있네?” 선택해야 할 종류가 많으면 많을수록 포기하며 놓아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다면 후회는 필요 없다. 지나간 선택을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선택한 것들에 대한 긍정의 힘만이 필요하다.

이제, 요란했던 선거도 끝났다.

오랜 고민 끝에 선택한 한 표가 참으로 소중한 한 표였으면 좋겠다. 국민 모두의 선택이 두고두고 잘 했다, 웃을 수 있는 올바른 선택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