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高高…“집밥도 외식도 두렵다” 농산물·휘발유·가공식품 등 줄인상 서민가계 휘청 최환준 기자 choihj@kjdaily.com |
| 2018년 06월 21일(목) 19:58 |
서민들의 주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금값이 된 농산물에 외식비는 물론 가공식품, 휘발유 가격까지 오름세가 멈출 줄 모르고, 여기에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부담까지 겹쳐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피폐해지고 있다.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21일 오후 광주시 북구 오치동 한 대형마트를 찾은 주부 박모(43)씨는 야채코너에 기재된 감자가격을 보고 선뜻 장바구니에 담지 못했다. 감자 묶음(6개) 1봉지 가격이 3천580원(100g당 400원)에 달했던 것.
박씨는 “저녁식사로 된장국을 끓이려고 했는데 감자 등 식재료를 사려면 몇만원은 쉽게 나간다”며 “곧 휴가철이라 생활비도 절약해야 하고,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보다 차라리 인근 식당에서 사먹는게 싸다”고 말했다.
농산물 가격 대란에 상인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북구 오치동에서 고기집을 하고 있는 김모(47)씨는 “불경기로 손님이 줄어 가게 운영하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다”며 “채소 가격이 줄줄이 올라 손님들이 밑반찬을 더 달라고 하면 부담으로 느껴진다”고 하소연했다.
호남지방통계청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4.37로 1년 전보다 1.4% 상승했다. 농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8.2% 큰 폭으로 증가했고, 수산물 가격 역시 5.8% 올랐다.
특히 신선채소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2.3%나 상승했다. 오이 가격은 무려 72.6%나 치솟았고, 감자 가격은 47.6% 올랐다. 호박, 시금치도 각각 51.6%, 50.8% 상승했다.
쌀 값도 고공행진이다. 지난달 쌀 소매가는 20㎏ 기준으로 평균 4만7천334원이다. 지난해 3만7천388원보다 27%나 뛴 가격이다. 기상 변화로 작황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 쌀 풍년으로 과잉공급이 이어지자 정부가 37만t을 사들인 것도 가격인상의 원인이 됐다.
국내산 고춧가루 가격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달 소매가격 기준 ㎏당 3만1천353원으로 1년 전에 비해 57%나 올랐다. 고춧가루 재료인 건고추 생산량이 매년 6-7%씩 급감하고, 고령농가의 재배 비율이 높은 탓에 고춧가루 자급률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인건비와 식자재 가격 상승으로 외식비도 줄줄이 인상됐다. 구내식당 식사비(10.5%), 쇠고기(외식 9.5%), 생선회(외식 8.8%) 등의 가격이 1년 전보다 오름세를 보였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가공식품도 오른 품목이 많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사이트인 ‘참가격’을 보면 지난해 5월과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콜라로 9.0% 상승했다. 이어 즉석밥(8.4%), 어묵(7.1%), 설탕(6.8%) 순으로 가격 상승 폭이 컸다. 특히 광주지역 자장면 가격의 경우 평균 5천300원으로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비쌌다.
기름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6월 첫째주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평균 4.7원 오른 1천609.7원을 기록했다.
/최환준 기자 choihj@kjdaily.com
최환준 기자 choih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