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알바’ 삶 망가진 20대 직장女 “일 그만 두려면 돈 내놔” 수개월간 협박 시달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2018년 06월 21일(목) 20:26

직장인 여성 A(28)씨의 일상은 퇴근 후 ‘노래방 도우미’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사실이 회사에 알려지면서 송두리째 무너졌다.

A씨는 지난해 6월 퇴근 후 집에 가다가 우연히 만난 이모(50)씨의 달콤한 제안을 받았다. 시급 3만원이라는 말에 노래방 도우미 일을 시작했다.

최저생계비 수준의 월급을 받아 할머니까지 보살펴야 하는 형편인 A씨는 노래방 도우미 알바 자리를 차마 뿌리치지 못했다.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나니 시급 3만원 가운데 2만원을 이씨가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갔다.

A씨는 몇 개월 뒤 ‘노래방 도우미 일을 그만두겠다’고 이씨에게 통보했다.

이후 협박이 시작됐다. 그는 A씨의 전화번호뿐만 아니라 집 주소와 직장 위치까지 알고 있었다. 시달리다 못해 할 수 없이 A씨는 노래방 도우미 일을 이어갔다. ‘벌금’ 명목으로 300만원까지 빼앗겼다.

A씨는 도우미 일을 한 지 1년이 된 이달 초 다시 한 번 이씨에게 그만두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번에는 1천만원을 내놓으라는 으름장이 돌아왔다.

A씨가 요구에 응하지 않자 이씨는 직장까지 찾아와 소란을 피웠다. 숨기고 싶었던 비밀을 직장 동료들이 알게 돼 회사도 그만둬야할 처지로 몰렸다.

A씨는 옷가지 몇 벌만 싸들고 친한 언니의 집에 몸을 숨겼다. 시골에 따로 사는 부모에게도 이 일이 알려질까 봐 두려워한 A씨는 며칠을 고민하다가 뒤늦게 경찰서를 찾아갔다. 이 사건을 맡은 광주 서부경찰서는 이씨를 공갈 혐의로 입건하고 A씨 심리치료 등 보호 절차에 착수했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