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무용(無用)의 정(情)

2018년 07월 11일(수) 19:06

‘송양지인’(宋襄之仁)은 십팔사략(十八史略)에 나오는 일화로 ‘무용(無用)의 정(情)’ 즉 불필요한 인정을 베풀다가 오히려 심한 타격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기원전 638년 천하를 얻고자 송나라의 양공이 정(鄭)나라로 쳐들어갔는데 구원하러 온 초(楚)나라 군대와 하남성의 홍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한 때의 일이다.

초나라 군대가 강을 건너는 것을 보고 송나라의 목이가 양공에게 진언했다. “공격하려면 이때입니다” “아니 된다. 군자는 상대의 약점을 치고 들어가지 않는다.”

양공은 거절하고 초나라가 군대의 진을 칠 때가지 기다린 후 쳐들어갔다. 결과는 어찌됐을까? 송나라 군대는 대패해 양공은 부상을 입고 다음해 그 부상이 원인이 돼 사망했다.

이 일화에서 ‘무공의 정’을 ‘송양지인’이라고 하는데, 양공을 인격자로 칭찬할 것인지, 얼간이로 어리석은 자로 칭할 것이냐는 나중 문제로 하고, 양공이 호기를 놓쳐 많은 부하들을 잃고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실의 속에 타계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얼마 전에 지방선거가 끝났다. 어떤 지역에 나오려는 한 후보는 상대방의 후보가 너무나 강력하게 치밀한 선거운동을 해온 상태로 자신이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것을 이기는 방법을 묻고자 상담을 했다. 역상(易象)에서는 분명히 이 사람이 이미 상대방 후보의 약점을 이미 알고 있다고 나왔고 그것을 이슈화 하면 판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고 나왔다. 이점을 그에게 말했더니 “아, 그렇죠 그 사람의 불법적인 상황을 알고 있지만 그런 것을 건드리기에는 제 양심상 허락하질 않아서요”라고 말했다. 필자는 말했다. “선거는 전쟁과 같습니다. 이미 나왔다면 어떻게든 이기는 게 우선이죠. 상대방의 후보가 하지도 않았고 있지도 않은 사실을 거짓으로 네거티브하는 것은 안 되겠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후보가 되시고 선거에 이기시려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셔야죠”라고 말을 했으나 그는 타고난 명국(命局)이 선비 같고 워낙 다툼을 싫어하는 학자 같은 사람이어서 결국 그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결국에 그는 선거 중 중간에 낙마를 했고 자신의 라이벌인 상대방후보는 또 다른 제3의 경쟁자가 그것을 이슈화하면서 결국에는 그 라이벌도 낙마했다. 그래서 예상치 못한 제3의 후보가 당선이 되는 이례적인 사례가 생겼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순간의 선택은 남은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할 수도 있다. 고전(古典)을 살펴보면 삶의 현실에서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지혜롭게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전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