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백의 어머니와 화가 아들 ‘예술동행’ 김두엽·이현영 母子 ‘휴식’展 오늘부터 고흥 남포미술관 지난해 소록도 프로그램으로 미술관과 인연 소소한 일상 풍경 담아낸 회화 80여점 선봬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8년 07월 17일(화) 19:04

김두엽 作 ‘향일암의 봄’

<望百·91세>

타인은 물론이고 가족과의 소통 부재가 여러 사회문제로 나타나는 요즘, 어머니와 아들이 참여한 전시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고흥 남포미술관(관장 박형수·영남면 팔영로 1081)은 18일부터 오는 9월2일까지 기획전시 ‘휴식’을 마련한다. 이 전시는 그림으로 소통하는 어머니와 아들, 김두엽(91) 여사와 서양화가 이현영(40)의 ‘모자전’(母子展)이다. 김 여사는 일본 오사카 출생으로, 광복 후 귀향한 재일교포이며, 이 작가는 광양 출신으로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남포미술관은 지난해 소록도 한센인들을 대상으로 미술 프로그램을 개최한 바 있다. 이때 강사로 참여했던 이 작가는 고령의 나이에도 열정으로 붓질을 하는 어머니와 함께 출연한 다큐 방송을 상영하며 참가자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이때의 인연으로 남포미술관 측은 지난해부터 작가와의 협의를 통해 이 전시를 준비해 왔다.

김두엽 作 ‘평사리의 가을들녘’

광양에서 함께 작품 활동을 하는 이 작가와 김 여사는 2016년부터 ‘모자전’이라는 타이틀로 매년 한 차례씩 작품을 발표해왔다.

‘휴식’은 모자가 함께하는 세 번째 작품 발표전이다. 전시 주제 ‘휴식’은 우주의 시간세계 속 어머니와 아들이 만난 시간은 찰나의 점과 같다는 것, 즉 잠깐의 ‘휴식’같은 전시를 선보이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전시에서 두 사람은 소박한 일상의 풍경들을 담은 회화 작품 80여점을 선보인다. 어머니의 작품은 주로 소품 중심으로 50여점이며, 아들의 작품은 30여점이 출품된다.

김 여사는 그림에 대한 열정과 화가인 아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꾸준히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몇 년 전 우연한 계기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김 여사는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지만 뛰어난 감각과 예술적 재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꽃과 나무,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등을 자유로운 조형 언어로 표현해 낸 그녀의 그림은 소박하고 순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 작가는 추계예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3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 및 단체전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역량 있는 지역작가다. 점을 이용한 이미지 재구축 회화를 통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이현영 작가는 반복적으로 찍어낸 수많은 점들을 통해 생명의 생성과 소멸, 존재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전시에는 ‘오드리 햅번’, ‘하늘타리 꽃’ 등 그간 작업해왔던 작품들과 올해 처음 공개하는 신작 ‘있을 것 같은 풍경’ 시리즈를 함께 선보인다.

이현영 作 ‘있을 것 같은 풍경’

곽형수 남포미술관장은 “예술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활발하게 소통하며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두 모자(母子)의 모습은 가족간 대화와 소통의 부재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며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의 열정을 존중하며 응원하는 화가 아들의 아름다운 동행은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휴식’전의 개막식은 오는 21일 오후 3시 남포미술관 공연장에서 열리며,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월요일 휴관)까지다.(전시 문의 061-832-0003)/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