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수준 이하 시의회 어쩌나 일부 초선 의원들 함량 미달·민원성 질문 ‘빈축’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8년 07월 22일(일) 20:09

개원과 동시에 파행 사태를 거듭했던 초선 중심(23명 중 20명)의 광주시의회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각 상임위원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일부 의원이 함량 미달의 질의에다 개인 민원성 질문까지 내놓는 등 수준 이하의 의정활동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22일 광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A의원은 지난 19일 자치행정국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용섭 시장이 3억2천만원에 관사 전세계약을 체결했는데 부동산 수수료는 몇 퍼센트로 계산해 얼마였느냐”고 질의했다. A의원은 “제가 공인중개사입니다만 얼른 계산이 안돼서”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자치행정국장은 “중개수수료는 0.4%에 부가세를 포함해 148만원이 지출됐다”고 답변했다.

A의원은 자치행정국장의 답변 내용을 메모한 뒤 “이것을 놓친 게 한스럽다”고 말했다. A의원은 “3억2천만원이면 부담스런 금액도 아닌데 이렇게 까지 철회·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굉장히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며 관사의 필요성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이 시장을 ‘선의의 피해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A의원의 질의는 앞서 관사를 부활했다가 비판 여론에 결국 철회 결정을 내린 이 시장의 ‘문제의식이 부족했다’던 자성을 우습게 만든 모양새가 됐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엔 B의원이 감사위원회 업무보고 때 개인 민원성 질의를 ‘선보여’ 빈축을 샀다.

B의원은 “임대료가 너무 비싸 공실이 늘고 있다. 우리 사무실도 예외가 아니다”고 토로했다. B의원은 광주시 소유 공유재산 건물 1층에 위탁 카페와 개인 회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감사위원장이 “숨겨진 공유재산을 찾거나 낮게 부과된 임대료 등을 정상 부과토록 하는 것이 감사위원회의 역할”이라고 말하자 B의원은 임대료 문제를 거듭 제기하며 “당황스럽다. 좀 더 부드러운 행정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감사위원장이 분위기를 눈치채고 “자료를 제게 주시면 별도 검토해보겠다”며 ‘부드러운’ 행정의 모습을 보이자 B의원은 ‘특유의’ 환한 얼굴로 질의를 끝냈다. B의원은 “감사합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런 식의 의정활동이라면 시의회에 기대할 게 없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라며 “시의원들이 시의원이라는 자리가 갖는 책임감과 중요성을 조금이라도 아는 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