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고교 시험지 유출 경찰 수사 ‘답보’ 범행동기 조차 밝혀내지 못한 채 각종 의혹만 증폭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
| 2018년 07월 22일(일) 20:20 |
광주 모 고교 시험지 유출사건과 관련, 경찰 수사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본격 수사에 착수한 지 열흘도 넘어섰지만 피의자 범행동기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경찰의 수사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고3 시험문제를 빼돌린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광주 모 고교 행정실장 A(58)씨에 대한 조사와 함께 주변인들에 대한 계좌추적을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A씨 집과 자동차, 사무실 압수 수색을 하고 은행거래 내용을 분석했으나 학부모와 돈거래 등 뚜렷한 범행동기는 좀체 드러나지 않고 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학교운영위원장인 학부모 B(52·여)씨의 영향력과 부모로서 딱한 처지를 봐서 요구에 응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해 왔다.
경찰은 A씨가 시험문제 유출 대가로 돈을 받았다면 주변인에게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가족과 친지의 금융거래 내용도 들여다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경찰 수사는 학교 측이 고소장을 낸 지난 12일 이후 이날로 11일째에 접어들었지만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번 시험지 유출사건의 경우, 사회적 파장이 크다는 점 등 사안이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능팀이 아닌 경제팀에서 맡고 있다는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실제로 서부경찰서는 애당초 이번 사건을 지능팀이 아닌 경제3팀으로 배정하고 수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수사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한 데다 사기·횡령 등 각종 고소·고발 사건 등을 취급하는 부서에서 진행토록 한 자체가 수사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별도로 TF팀을 구성, 전담팀을 꾸렸고 경제팀뿐 아니라 강력팀도 일부 포함하고 있어 수사를 진행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 시험지 유출사건의 경우 시중에는 갖은 추측이 나돌고 있는데다, 광주지역 다른 학교 수험생들까지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감안하면 경찰 스스로가 수사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초기부터 여러 의혹이 나오고 있었지만, 수사 상황과는 무관한 추측들”이라며 “합리적인 증거를 통해 범행동기를 파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출된 시험문제로 공부해 내신 성적을 거둔 학부모 B(52·여)씨의 아들 C군은 비공개로 이뤄진 경찰조사에서 “유출된 시험지문제인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기말고사에 이어 중간고사도 시험지가 유출된 것이 밝혀지면서 C군이 과연 유출된 시험문제인지 몰랐냐는 의문이 일고 있다. C군은 “엄마가 중학교 때부터 시험 전에 기출문제 등을 많이 갖다 줬다”며 “이번 시험지도 그런 건 줄 알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출 사실을 고발한 학교 친구들은 따로 부르지 않고 학교 측에 낸 사실관계 확인서를 건네받아 수사 중이다.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
임후성 기자 uyea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