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 달개비 박행자 시

2018년 07월 30일(월) 19:27

세월 때문일까
문득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저벅저벅 숲길을 홀로 걸어 나올 때나
혹은 누군가를 만나 많은 말을 하고
되돌아오는 길에는
내 어깨 위에
몇 배 더 무거운
외로움의 무게가 실리곤 한다
수화기를 붙들고 앉아
친구와 수다를 떨고
커피를 마시고
화초에 물을 주고
책을 읽고 시를 쓰는 것도
다 외로움을 탈피하고는 하나의 몸부림이다
아무도 찾지 않는 산기슭에
그리움의 초라한 등불 밝히는
보랏빛 달개비꽃처럼
외로워도 가끔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해설> 시는 인간 실존의 문학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다 보면 ‘외로움’이라는 실체를 만나게 된다.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자기 정체성을 성찰하는 계기가 된다. 시인은 달개비꽃에 투영된 자아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약력> 1996년 계간 ‘해동문학’ 시, 월간 ‘한국시’ 시 당선, 전문시낭송가, 광주문협, 광주시협, 전남문협 이사, 한국문협, 목포시문학 동인, 시집 ‘외로워도 가끔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외, 현재 전남문학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