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송정역 화장실에 그리스·로마 비누 조각상이 있다 역사 이용객이 쉽게 사용하면서 마모되는 과정 통해 완성되는 프로젝트로 다음달 말까지 진행 2014년 본사 나주로 이전 이후 지역사회 공헌활동 지속 확장 예술로 소소한 재미 부여 주목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

2018년 08월 08일(수) 18:58

광주송정역 화장실에 가면 그리스와 로마의 비누 조각 작품을 만나게 된다. 역사 이용객 및 지역민들이 작품을 비누처럼 사용하면서 마모되는 과정(사진 오른쪽)을 통해 작품이 완성되는 프로젝트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프로젝트는 9월 말까지 진행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광주송정역 남녀 화장실에 비누 조각 작품 6점을 설치해 화제가 되고 있다. 2018년 아르코미술관 중진작가전에 초청된 신미경 조각가의 ‘사라지고도 존재하는’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나치기 쉬운 일상 속에서 예술로 소소한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배려했다.
8일 예술위에 따르면 송정역에 설치된 비누 조각 작품은 신 작가의 대표적인 ‘화장실 프로젝트’ 일환으로, 역사 이용객 및 지역민들이 작품을 비누처럼 사용하면서 마모되는 과정을 통해 작품이 완성되는 프로젝트다.

신 작가는 그동안 비누를 이용해 그리스와 로마의 조각상을 비롯해 아시아의 도자기 및 불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적 생산물들을 재현해왔다.

중국 상하이 학고재갤러리, 영국 국립공예디자인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싱가포르 푸르덴셜아이어워즈 베스트 신진 조각가상 등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예술위와 송정역이 지역민과 역사 이용객들에게 일상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공동으로 추진했으며, 오는 9월 말까지 진행된다.

예술위는 2014년 나주로 기관 이전을 한 이후, 나주 명하마을 축제 지원, 나주 어린이 대상 미술 워크숍 등 지역사회공헌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이번에 송정역과 함께 추진하는 신 작가의 화장실 프로젝트는 사회공헌 활동의 범위를 인근 광주지역까지 확장하는 것은 물론 더욱 많은 국민들에게 작품 참여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화장실에 설치된 비누 조각 작품을 사용해 본 역사 이용객 신동원(31·서울 거주)씨는 “화장실에서 비누 조각을 보고 너무 신기했어요. 처음에는 만져도 되나 싶어 조심스럽게 사용해봤는데 향도 좋고, 작품 완성에 참여를 한다고 하니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예술위 관계자는 “나주로 기관을 이전 한 이후,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왔다. 이제는 나주 지역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지역으로 범위를 확장해 예술로 소소한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겨울 기자 jwinter@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