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 낮달 윤동석 시

2018년 08월 13일(월) 19:21

화장을 지운 낮달이
어젯밤 은은한 미소 머금은 채
수줍은 듯 얼굴을 내밀어
창가에 서성인다

어느 강가에선 연정의 눈빛을
어느 산골에선 이별의 슬픔을
밤새워 달래다
눈물마른 얼굴로 마음을 흔드느냐

그믐 날 새벽엔 가냘픈 눈썹을
애처롭게 드러내어
지난 삶의 이야기를
풀잎에 한 방울 이슬로 떨구는구나

그리운 님아
멀리 있기에 그리웁고
한 마디 말도 없이 스러져 가기에
헤진 가슴으로 바라만 본다오.


<해설> 시인은 달을 사랑하는 연인에 비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연인은 달처럼 멀리에 존재한다. 그렇기에 더욱 애틋하다. 애절한 감정이 구절마다 맺혀 독자의 심금을 울린다.
<약력> ‘아시아서석문학’시 등단, 산울림 시문학동인, 광주공무원문학 동인, 광주시인협회·문인협회 이사, 시집 ‘눈꽃이 되어버린 사랑’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