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사업단장의 비위 ‘종주도시’ 이미지 먹칠

2018년 08월 16일(목) 18:48

광주시가 김치 판매 수익금을 횡령하고, 보조금을 부당 사용한 뒤 증빙서류를 허위로 첨부하는 등 비위가 적발된 (사)광주명품김치산업화사업단장을 수사 의뢰키로 했다.

광주시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 사업단은 김치 판매 수익금을 횡령하거나 보조금을 해당 용도와 다르게 사용한 후 실적보고서에 증빙자료를 허위로 첨부하거나 거짓으로 작성해 제출했다. 또한 사업단장은 광주김치축제, 서울 ‘김장대전’, 나주 ‘한마음장터’ 등에 참여해 1천700만원의 수익금이 발생했지만 실적보고서에 누락하는 등 수익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치 종주도시라고 자부하는 광주에서 이 같은 비위사실이 발생한 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광주는 세계김치축제를 개최하는 등 김치를 도시브랜드의 하나로 육성해 오고 있다. 광주는 김치를 명품화할 수 있는 수 있는 최적의 자연·인문환경을 갖추고 있다. 인근에 드넓은 배추산지 등 풍부한 원부재료, 염전,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솜씨 등 이미 많이 것들을 가지고 있다. 거기다가 세계김치연구소가 자리하고 있고, 지난 1994년부터 김치축제가 20년 넘게 열리고 있다. 광주가 김치의 종주도시로 공인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광주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전국 김치 생산량 49만3575톤 가운데 광주 생산량은 5200톤으로 1.05%에 그쳤다. 김치 수출량은 12톤 6300만 원으로 급감한 반면 수입량은 수출량의 20배를 웃돌아 전국 평균보다 2배나 많았다. 국비와 시비 346억 원을 들여 건립한 김치 가공공장도 가동 중단 상태로 방치됐다. 이러고도 김치 종주도시가 맞는지 의문이다.

특히 광주 김치를 선진화하고 명품으로 만들어야 할 사업단장이 김치 판매 수익금과 각종 보조금을 횡령하면서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을 가졌으니 광주 김치산업이 제대로 육성되지 못한 건 당연하다. 세계김치축제만 성대하게 개최한다고 김치 종주도시가 될 수 없다. 광주시가 김치산업 전반에 대해 재점검하고 강도 높은 혁신방안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