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책방 김규랑 |
| 2018년 08월 16일(목) 18: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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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 태양이 머물다 흐르는 도시의 밤.
무더위의 일상 속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여름밤, 잠 못 이루는 야밤에 도시의 골목길 책방을 찾는다. 친구들과 술 한 잔 기울이며 책도 보고 마음을 챙길 수 있는 곳, 도시의 여름밤 시원하고 아늑한 나만의 사유공간이 되는 골목길 작은 책방.
책이 있는 풍경과 분위기, 책방은 도시에서 떠나는 나의 여름 북캉스이다.
컴퓨터와 휴대폰 등 디지털 노마드가 돼가고 있는 요즘, 책이 주는 아날로그적 감성은 메마르고 허전한 그 무언가를 채워주는 느낌이다.
대형서점과 인터넷에 밀려났던 작은 책방들이 우리의 일상에서 멀어지듯 보였으나 도시의 골목마다 스토리가 있는 작은 책방들이 전국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평생 동안 수집한 책으로 책방을 내는 이, 시집만 모은 시집책방, 사진이나 디자인 등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의 전문책방들, 생태분야의 책방, 책과 빵, 책과 술, 책과 커피 등 음식과 함께 책방을 만들어가는 사람,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으로 문을 연 그림책방등 동네 책방은 저마다의 특색을 자랑하며 더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도시의 풍경을 바꾸고 있었다.
도시의 동네책방은 지역문화의 활력을 불어넣듯 새로운 문화 공간 실험의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테마로 책방을 찾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미술전시에서부터 작은 음악회, 영화감상, 책방 워크샵, 독서모임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으로 유혹하며 독서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책 구입을 유도하지도 않는다. 동네책방이 단순히 책을 팔고 사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문화를 잇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오래된 마을의 공동체를 도시재생이라는 말로 바뀌어가며 도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요즘, 마을공동체에 문화구심점 역할을 동네에서 찾아 일상에 접목하는 일, 자본이나 거대건물이 아닌 결국은 사람이 만들어 가는 일이다.
도시의 모습이 대형화 되고 획일화된 문화에서 독특하고 개성이 있는 문화로 풍성해지려면 동네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 필요로 하다. 문화적 다양성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동네책방, 동네빵집, 동네카페 등 내가 일상을 보내는 소소한 그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도시의 작은 책방들로 사람들이 좀 더 가볍게 책에 접근하고 책을 소비하는 행위가 더 활발해 지며 어린이부터 노년과 청년들이 모여 문화가 다양해지는 실험의 장을 만들고 책방에서 일상 속 삶의 활력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도시의 모습은 크게 변화될 것이다.
자생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지역의 작은 동네책방에 우리의 관심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2018년은 책의 해이기도 하다. 찾아가는 이동책방부터 유랑책방, 심야책방, 라이프러리(삶의도서관)등 전국적으로 독서 친화적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문화생활과 여가활동시간이 늘어난 만큼 일상에서 쉽게 책을 접하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책방에 찾아간 기억이 너무 오래 되었다면 매월 마지막 금요일 심야책방에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혹시 잊고 지냈던 나의 모습을 만날지도 모르니 말이다.
집 근처 동네의 심야책방으로 열대야를 피해 북캉스도 즐기고 달라진 동네책방에서 준비한 재미난 프로그램을 즐기며 여름날 책 속에서 삶의 휴식을 찾기 바란다.
책을 읽는 즐거움 일상에서 작지만 소소하고 행복한 일이다.
어느해보다 뜨거웠던 여름을 떠나보내고 있는 지금,
골목길 작은 책방으로 떠나는 도시여행을 즐기며 가을을 맞이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