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모래성

2018년 08월 22일(수) 18:38

필자에게 왔던 젊은 사장은 유통 장사를 20년 전부터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서 성공했지만, 자신이 최근에 만난 동창생은 부동산으로 몇 년 만에 큰 부(富)를 이뤘다며 부러워했다. 그리고 그 동창생과 같이 부동산으로 투자를 하면 어떻겠냐고 상담하러 왔다. 필자가 보니 상담자는 가을에 태어나서 늦게 피는 꽃이지만 토대가 탄탄해서 쉽게 무너지는 사주가 아니었고 친구라는 사람은 양수(陽水)의 종격(從格)으로 된 사주라 해, 태어난 모든 기운이 물로 모여있었다.

하지만 사주용어로 맑고 흐름이 깨끗한 진종격의 사주가 아니고 통관의 흐름을 막는 가종격의 사주라서 물줄기를 막는 토(土)의 기운이 오면 파도의 쓰나미가 쓸어버리듯 모든 것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 사주였다.

“이 분은 모래성처럼 순식간에 일어났다가 쉽게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는 분입니다. 지금 현재의 사업에 집중하시고 동업은 자제하십시오”라고 하니 “그런데, 이 친구는 일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자가 됐습니다. 그리고 머리도 영리해서 부동산 쪽에 강의도 하는데 과연 운(運)이 나쁘다고 해서 내년이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망하는 일이 생길까요?”라고 진지하게 묻는 것이었다.

“명리학은 하나의 자연법입니다. 친구분은 내년부터 악운(惡運)입니다. 결코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마시고 동업도 안 맞으니 부동산 투자는 보류하시죠”라고 말을 해주고 보냈다. 그런 그가 얼마 전에 다시 왔다. “말씀하신 대로 그때 같이 투자를 안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그 친구가 연락이 안 됩니다. 듣기로는 평소에도 도박을 했었는데 올해 초부터 외국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도박에 빠졌다는군요. 자신의 법인의 돈과 투자자들의 돈까지 도박자금으로 돈을 썼나 봐요. 그렇게 똑똑한 친구가 그런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것을 보고 선생님의 작년 말씀이 생각나서 이렇게 다시 왔습니다”라는 것이었다. 필자 또한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만은 안타까웠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 중요하다. 차근차근 해 나가다 보면 가속도가 붙게 되고 그다음부터는 생각보다 쉽게 풀리게 된다. 우리가 보기에 어떤 사람은 단번에 행운을 얻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가 그 어떤 성공을 이루기까지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많은 수고가 있었을 것이다.

인생에 성공하고 싶다면 작은 냇물을 만드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큰 바다를 만들 수 없다. 자칫 익숙하지 않은 생소한 바다는 빠질 수 있고, 한번 잘못 빠지면 영원히 생명을 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