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외국인 구속 예금 인출 후 집에 보관 유도 광양=허선식 기자

2018년 08월 28일(화) 19:51

예금을 인출해 집에서 보관하게 한 후 현금을 훔쳐 보이스피싱 총책에게 송금한 말레이시아인이 구속됐다.

28일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억대 현금을 절취해 중국 총책에 전달한 혐의(주거침입·절도)로 말레이시아인 현금수거책 A(32)씨를 붙잡아 구속했다.

A씨는 중국 총책의 지시를 받아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남 광양시 모 아파트에 4회에 걸쳐 침입해 현금 2억3천900여만원을 수거한 후 조직 윗선에 전액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속해있던 보이스피싱 조직은 범행과정에서 B씨에게 은행 지점장 및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금융기관을 사칭한 이들은 B씨에게 ‘조카가 신분증을 가져 와서 돈을 인출하려하니 현금을 찾아서 집안 서랍에 넣고, 테이프로 밀봉하라’고 속였다. 이후 곧바로 서울지방경찰청을 사칭해 ‘이어 범인을 잡기 위해 CCTV를 설치해야 하니 현관출입문 비밀번호를 알려 달라’고 속였다.

또 이들은 B씨에게 예금을 노린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시대로 돈을 찾으면 정부에서 5% 상당의 이자와 일당을 준다고 속여 현금을 인출하도록 유도했다.

B씨는 이에 속아 사흘간 인근 은행 2곳에서 수천만원씩 출금했다가 지난 14일 또다시 예금을 출금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서울로 달아났다가 지난 19일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3개월짜리 관광비자로 국내에 들어와 50만원을 받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중국 총책과 다른 연관자들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 중이다. /광양=허선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