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 수화 (手話) 홍영숙 시

2018년 09월 10일(월) 19:01

여행객들 가득 찬 터미널 안
서성대는 인파들 사이에서
몇몇이 모여 손으로 쓰는 붓글씨
필체가 나비 날갯짓처럼 우아하다
손으로 그려낸 말 마음의 귀 열어
목청 높이지 않아도
잘 알아듣는 침묵의 언어

끄덕끄덕 고갯짓 연신 날리며
허투루 날리는 손짓 하나 없다
진지한 대화가 눈동자 속에서
이야기 꽃밭을 이룬다
말보다 마음이 통하는 꽃자리
고운 손짓 말을 보았다

이 존귀한 언어가
교감 없는 세상 말보다
얼마나 더 밝은 등불인가
마음속에 켜지는 환한 등불인가


<해설> 수화(手話), 인간이 개발한 의사소통수단 가운데 가장 가슴 따뜻한 언어가 아닌가 싶다. 손짓과 눈짓으로만 표현되는 가장 원초적인 언어. 비록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침묵이상의 의미가 깃든 표현이다. 이 존귀한 언어가 교감 없는 세상 말보다 얼마나 더 밝은 등불인가. <약력> 계간 문학예술 2011년 시 부문 신인상 등단, 광주문인협회, 서은문학회, 시더문학, 시소리꽃 시낭송 회원, 시집 ‘사랑 꽃으로 피고 외로움 잎으로 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