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추석을 바라며 임철진 |
| 2018년 09월 17일(월) 18: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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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면 추석이다. 추석은 한가위로 쓰이고 한가위 의미는 “‘한+가위’의 구조로, ‘한’은 ‘많다, 크다’는 의미로 쓰인 형용사였고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으로 쓰인다(국어사전)”고 한다.
한가위가 가을저녁 온 세상을 비추는 한없이 큰 보름달을 의미한다면, 이는 우리가 가진 넉넉하고 훈훈한 인심을 어렵게 살아가는 독거노인·장애인세대·소녀가장·다문화가정·질환세대 등 저소득계층과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면서 추석을 보내는 것이 진정한 한가위의 의미이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 광주 서구 광천동주민센터에 추석절을 맞아 ‘어려우신 분들을 도와 달라’는 온정과 기관에서 보내준 후원품이 도착했다. 후원품보다는 따뜻한 마음과 뜻이 아름답고 감사할 따름이다.
구체적인 후원품을 나열해보면 금호타이어에서는 각종 과일과 술 등 제수용품이 가득했다. 광천동주민센터는 이 제수용품을 독고노인 세대에 지원할 계획이다. 또 광주시에서 보내준 후원금은 한부모 세대에, 기아자동차에서 보내준 온누리상품권은 장애인·노인·소년소녀가장 등에게, 아울렛 광주월드컵점에서 보내준 생필품은 장애인 세대에, 공동모금회에서 보내준 멸치세트는 노인·질환세대·장애인세대에, 서구청 경제과 친환경도시텃밭에서 보내준 꿀은 독거노인·질환세대에, 무진복지관에서 보내준 특식은 독거노인 세대에 전달하는 등 생활여건과 지난 명절 때 지원 사례 등을 검토해 고루고루 전달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취약계층 대비 13% 가량 세대에 지원하게 된 셈이다.
광천동은 전체 면적의 40% 가량이 주택재개발에 포함돼 있다.
이로 인해 현재 200여주택이 공·폐가이다 보니 저렴한 임대료와 무료 거주로 인한 저소득층이 유입이 많다. 또 전체 동(洞) 인구 9천200여명 대비 26%인 2천360명이 취약 계층이다 보니 동(洞) 인구 4명 중에 1명은 도움이 필요한 실정이다.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만 90세인 정모 할머니는 현재 혼자사시는 홀몸노인세대이다. 이곳 주택은 사망한 남편 명의이고 정모 할머니 주소는 화순에 아들가족과 같이 돼 있다. 연로해 시야도 흐리고 귀도 어둡지만, 참 곱디고우신 분이라고 평이 나있다. 첫 방문 당시 보일러 고장으로 전기장판에 의지한 채 기워진 옷과 양말을 신고 있었으며, 냉장고에는 곰팡이가 핀 음식만 담겨져 있었다. 주민센터 직원들과 함께 냉장고 및 주변 청소를 도와드렸더니 환하게 미소 지은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지난달에는 광천동 나주곰탕에서 지원한 곰탕을 들고 찾아갔더니 이마를 만지며 아프다고 하소연 했다. 필자가 왜 그렇냐고 묻자, 마당에서 토방으로 올라오다 앞이 잘 안보여 넘어졌다는 답변을 듣는 순간 눈물이 글썽거려졌다. 홀로사시는 것이 힘들어 보여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의뢰했으나 완강히 거절한 탓에 이 또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평생 이곳에서 남편과 살아온 곳이라 절대 떠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벽지나 장판 등을 새로 해드린다고 해도 반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런 정모 할머니도 곧 추석을 맞이할 게다. 하지만 자택에서 둥그런 달을 혼자 쳐다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처럼 외롭게 생활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따뜻한 정을 나누는 추석절이 되기 위해 광천동주민센터에서는 오는 20일 보장협의체 주관으로 관내 저소득층 50세대를 초청해 ‘추석 송편나눔 공연마당’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초청된 이들이 직접 만든 송편과 음식을 함께 나눠 먹으면서 한춤 공연을 관람하는 등 다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번 외롭게 생활하시는 분들과 함께하는 ‘추석 송편나눔 공연마당’을 계기로 깨끗하고 안전한 광천동, 그리고 시민과 함께 사람중심 광천동을 새삼 꿈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