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속범죄 광주·전남 年100건 이상 발생 분노조절장애·말다툼 등…폭행 비율 가장 높아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
| 2018년 09월 17일(월) 19:53 |
#지난 2일 여수에서는 20대 아들이 어머니를 목 졸라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53)와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화를 참지 못하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후 인근 숙박업소에서 하루 밤을 보낸 뒤 다음날인 3일 오후 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했다.
#대학생인 B씨는 지난달 27일 광주 북구의 한 주택에서 어머니(52)의 종아리 등을 흉기로 3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용돈 문제로 아버지를 협박하기 위해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C(21)씨는 지난달 26일 광주 북구의 한 주택에서 아버지(51)와 말다툼을 벌인 끝에 아령과 의자로 아버지의 머리를 내리쳐 상해를 입혔다. C씨는 아버지가 과거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것을 두고 이 같은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부모 자식간에 돌이킬 수 없는 ‘존속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존속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단순히 가족간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접근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광주·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5년-2018년 8월) 존속 살인·상해·폭행·협박 등의 범죄가 총 331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광주와 전남에서 존속범죄가 각각 37건과 50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존속범죄 중 폭행(294건)은 80%이상을 상회하면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상해, 협박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패륜범죄가 단순히 가정폭력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양한 사회 복합적 현상으로 인해 억압받은 젊은층이 결국 다툼 등을 계기로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족 내에서 발생한 사건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경찰 치안 활동 만으로는 예방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호남대 경찰학과 김정규 교수는 “존속범죄 중에서도 저소득층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존속범죄가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될 걸로 우려된다”며 “사회가 점차 고령화에 진입할수록 잠재적으로 노인 학대형 존속범죄가 발생 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복지제도·방범진단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대 사회복지학과 김미경 교수는 “결과 중심적·물질만능주의 사회 환경 속에서 본인이 취업 등 의식주를 충족하지 못한 책임을 부모에게 전가하는 형태로 가족에게 분노를 표출하면서 발생한다”며 “획일적 학업에 따라 인성교육이 무너지면서 존속범죄가 사회 현상화 되는 만큼 교육·복지·사회적 차원의 다각적인 접근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