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보고 싶어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다” 추석 앞둔 광주종합버스터미널·송정역 풍경 해외·수도권에 있는 자녀·손주 만나러 ‘역귀성’ 북적 양손 가득히 ‘선물’ 두둑히 챙긴 행복한 미소 한가득 김동수 기자 kds6400@kjdaily.com

2018년 09월 20일(목) 19:59

자녀 만나러가는 역귀성객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둔 20일 오전 광주 송정역에서 역귀성객들이 자녀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기 위해 수도권 열차로 향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내 자식·손주들 삼시세끼 꼬박꼬박 잘 챙겨먹고 건강 챙기는 것입니다.”

민족 고유 대명절인 추석을 나흘 앞둔 20일 오전 광주종합버스터미널과 송정역에서는 이른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로 곳곳이 북적였다.

수년 전만해도 자녀들이 고향으로 내려왔다면, 핵가족화와 장기 연휴에 따른 편의 등을 고려해 부모가 객지에 있는 자녀들에게 찾아가는 ‘역귀성’을 올 추석에도 어김없이 엿 볼수 있었다.

양손 가득히 아들·딸·손주들이 맛있게 먹을 ‘정(情)’을 두둑히 챙긴 부모들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한가득이었다.

이날 오전 11시께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는 TV화면으로 남북정상이 만나는 뉴스를 지켜보며 버스를 기다리는 귀성객들로 북적였다.

인천공항행 버스를 기다리는 박모(51·여)씨는 “미국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아들을 위해 이번 추석 특별히 미국행을 택했다”면서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준비하다 보니 짐이 많아졌다. 맛있게 먹을 아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흥이 난다”고 말했다.

시골에서 정성스레 키운 농산물로 맛있는 반찬을 준비해온 순천 송광면에 사는 김모(83)할머니는 여섯째 아들 최모(52)씨와 함께 서울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 할머니는 “이번 추석에 7남매인 자식들을 보려고 일찍이 준비해서 서울로 간다”며 “평소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최고의 보물인 손주들 볼 생각에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다”고 귀띔했다.

최씨는 “어머니를 먼저 서울에 모셔다 드리고, 내일 오후 업무가 끝나자마자 가족들과 올라갈 예정이다”며 “모처럼 장기 연휴인 만큼 가족들과 함께 서울 나들이도 다닐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송정역도 이른 아침부터 역귀성객들이 양손에 선물을 가득안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울행 열차를 기다리던 김모(69)할머니는 “몇 년 전부터 명절 때마다 서울로 올라가고 있다”며 “자식·손주들 바쁜데 피곤하게 내려오는 것보다는 직접 올라가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역귀생객인 최모(75)할머니는 “무릎 수술로 몸은 불편하지만, 자식·손주를 생각하면 이정도 통증쯤은 금방 잊는다”며 “첫째·둘째는 목포와 광주에 살아 자주 보지만, 막내딸은 서울에 살고 있어서 명절이 아니면 볼 기회가 많이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노령연금으로 몇 푼 안 되는 돈이지만, 명절날 손주들에게 용돈 줄 때가 제일 행복하다”면서 “바라는 것은 우리 애들의 건강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광주본부는 지난 14일부터 추석 특별수송기간 중 역귀성(상행 9월 21-23일, 하행 25-26일)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KTX승차권을 할인 판매한다. 광주송정, 목포-용산 간 KTX 대상열차는 21일-23일 82개 상행열차, 25-26일 59개 하행열차가 해당된다. 코레일 맴버쉽 회원에 한해 코레일톡 및 레츠코레일 홈페이지에서 회원 1인당 모든 역귀성 특별상품을 1회 4매, 왕복 구매 때는 2회 8매까지 구입이 가능하다. /오승지 기자 ohssjj@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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