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인 선생의 역경 강좌] (94) 육십사괘 해설 : 20. 화뢰서합(火雷噬嗑) 中 “구교멸지 무구(초구), 서부멸비 무구(육이), 서석육우독 소인무구(육삼)”
<履校滅趾 无咎, 噬膚滅鼻 无咎, 噬腊肉遇毒 小吝无咎> |
서합괘의 초효는 ‘구교멸지 무구’(履校滅趾 无咎)다. 즉 ‘족쇄를 채워서 발이 없어지니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즉 ‘초구는 발을 묶을 정도의 가벼운 형벌이니 발이 묶인 것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나아가지 않으면 허물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전(象傳)에 ‘구교멸지 불행야’(履校滅趾 不行也)라 했다. 체형에는 무거운 것으로 사형까지 있지만 초구는 가볍고 발을 묶는 정도의 형벌이다. 교(校)는 나무를 조립해서 만든 묶는 형벌 도구다. 위치는 최하위이고 진(震)의 주효이니 발을 묶는 것이다. 진(震)의 주효이니 맹진하기 쉽고 갑자기 사나워질 수 있으며 작은 죄가 큰 죄로 진행하기 쉽다. 그래서 초효지만 고통을 주고 벌을 줘 나아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초효가 변하면 화지진(火地晉)으로 진은 진야(進也)다. 해가 땅 위로 솟는다. 변괘로 가면 나아간다는 뜻이 된다. 그렇지만 본괘 자체는 구교멸지(履校滅趾)다. 가려고 하는데 발을 꽉 묶어 놓아서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있다. 이럴 때는 아무 것도 행하지 말고 일을 벌이지 말아야 한다. 서합의 단사에 옥자(獄字)를 파자(破字)를 해보면 말을 하려는데 양쪽에서 개가 짖어 대서 입을 막은 형상이다. 또한 씹으려고 하는데 4효에 방해물이 있어 씹는 것이 원활하지 않다. 그래서 어떠한 일을 하고자 하는데 방해꾼이 껴서 일이 되지 않고 성사에 장애가 있는 형상이다.
점해 초구를 얻으면 사업, 거래 등에서는 장애가 있어 진척되지 않으니 중지해야하고 추진하면 장래 화근(禍根)을 남기거나 상대의 술책에 빠지니 보류해야 한다. 이전이나 여행 등은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 역시 보류하는 것이 좋다. 혼담 등도 질이 좋지 않은 상대에 걸려서 험한 꼴을 당하니 포기하고 무슨 일이든 물러나야 할 때다. 잉태는 산부에게 임신으로 인한 다리가 붓고 통증이 오는(脚氣) 위험이 있다. 기다리는 사람이나 가출인은 문제가 있어 돌아오지 못하고 분실물은 밖에서 잃은 것은 찾지 못하고 집안에서 잃은 것이라면 주로 낮(晝)에 나타난다고 본다. 병은 류마티스, 신경통 등 사지(四肢)가 아프고 경미한 식독으로 그냥 두면 재기 불능으로 발전하니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가벼운 병이라도 장해가 있어 움직이기 어렵다. 날씨는 흐린 후 맑다.
구이의 효사는 ‘서부멸비 무구’(噬膚滅鼻 无咎)다. 즉, ‘살을 물어뜯어 코가 없어지니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부’(膚)는 살갗, 피부로 살의 외피로서 부드러운 곳이니 위턱과 아래턱이 부드러운 고기를 씹어서 코까지 보이지 않게 깊이 파먹어 들어간다는 의미다. 서합괘는 초효와 상효는 위턱과 아래턱으로 씹는 형기구이고 2효부터 5효까지는 턱 가운데 놓여 있는 씹는 물질이다. 초효는 아래턱, 다리, 2효는 2,3,4효의 간산(艮山)의 코, 3효는 3,4,5효의 감수(坎水)의 독(毒)의 상이다. 그래서 2효는 코에 해당해 부드러우니 옥(獄)을 쓰기에는 좋은 때에 해당하고 형벌을 행하고 유중(柔中)에 육이가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임해서 쉽게 진행하는 것을 나타낸 것이니 허물이 없는 것은 물론이나, 형옥(刑獄)을 사령하기에는 언제라도 유연한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형옥은 준엄한 태도로 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이의 유(柔)를 가지고 허물이 없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육이가 초구의 양(陽)위를 올라타고 있고 또한 죄인에게 너무 강하게 형옥을 가하면 오히려 형옥인에게 대드는 반서(反噬)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상전에서 부드러운 것으로 강한 것을 억제하고 허물이 없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서 ‘서합멸비 승강야’(噬嗑滅鼻 乘剛也)라 했다. 서합괘에서 초효는 초범 죄인이고 상효는 중죄인이며 2,3,4,5는 죄인에게 벌주는 형사(刑事)에 대해 말하고 있다. 2효에서 코는 돈, 자존심을 의미해 멸비(滅鼻)라 했으니 자존심도 상하고 재산의 손실도 있다. 무구(无咎)라고 해서 내가 나가서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서합괘는 죄인을 다루는 괘이니 강하게 나가야 한다. 명벌칙법(明罰則法)으로 법률을 강하게 써서 명확하게 밝히고 내 힘으로 안 되면 변호사라도 써서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하는 괘다.
점해 육이를 얻으면 거래, 사업, 교섭 등의 상대나 내가 지망하는 것은 너무 강하고 높다. 강하게 밀고 나가면 내가 오히려 공격을 받게 되니 어떻게든 부드럽게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부드러운 방법과 수단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성공을 거두거나 이기는 것은 아니고 위해(危害)를 면하거나 겨우 없었던 일로 하는 행운 정도는 바랄 수는 있어도 원래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바라는 바나 운기(運氣)도 너무 무리하게 밀어 붙이지 말고 부드럽게 끈기 있게 해 나가는 것이 좋다. 혼인은 장애가 있으면 그것을 타파하려고 하지 말고 이를 계기로 손을 끊는 것이 좋다. 잉태는 난조(亂調)가 있고 임산에 상해가 있을 수 있다. 기다리는 사람은 금방 오지 않고 4효 때를 기다려야 하고 가출인 역시 좀처럼 돌아오지 않으며 분실물은 물건 속에 묻혀 있는 경우가 많고 숨겨져 있다. 병은 서두르지 말고 세심하게 경과를 지켜보면서 4효의 때를 기다려야 한다. 날씨는 흐려진다.
서합괘 육삼의 효사는 ‘서석육우독 소인무구’(噬腊肉遇毒 小吝无咎)다. 즉, ‘말린 고기를 씹다가 독을 만나니 허물을 면하는데 조금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석육(腊肉)은 작은 새를 그냥 말린 고기로 뼈와 힘줄이 있는 딱딱한 고기를 말한다. 육이는 음위(陰位)에 음(陰)이 있어 부드러운 피부, 코라고 한데 반해 육삼은 같은 음(陰)이라도 양위(陽位)에 있으니 뼈가 있는 고기다. 삼효는 이효보다 서합의 뜻이 강해지고 죄가 무겁다. 효가 위로 올라갈수록 죄가 무겁고 다루기 어렵다. 상효는 전과 몇 범의 중죄인으로 육이의 경우처럼 순박하게 죄를 인정하고 형벌에 복종하지 않는다. 효위가 높을수록 흉악범으로 독을 가지고 순종하지 않기 때문에 재판하는 측도 아주 힘이 든다.
죄의 정도를 가지고 삼효 석육(腊肉), 사효 건자(乾胏), 오효 건육(乾肉)으로 표현했다. 또한 육삼은 양위에 음이 있어 재판하는 자로서도 마땅함을 얻지 못하고 재능은 있는데 힘이 약해 오히려 죄인이 나를 다루거나 내가 죄인에게 당하고 있는 상황을 만날 위험이 있다. 육삼은 호괘에 감수의 독(毒)을 가지고 있으니 형을 행하고 치욕 등을 당할 수 있다. 이를 ‘소인’(小吝)이라는 것이다. 원래 초구와 상구가 죄인이고 나머지 효는 재판을 관장하는 경찰, 검찰 등 관리다. 육삼은 양위에 음이 있어 죄인에게 내가 오히려 당할 수도 있지만 원래 재판관의 자리이기 때문에 내가 허물이 있지는 않다.
점해 육삼을 얻으면 계획하고 추진하려는 일이나 사업, 바라는 바 등이 훨씬 어렵고 힘들며 성취 불가능하다. 이를 강행하면 큰 적자, 대파산하거나 신체를 망가뜨린다. 취직, 소원 등에서도 좀처럼 뜻대로 되지 않고 성취할 때까지 막대한 비용과 많은 시간을 낭비해 그만 두는 것이 좋으니 만사를 비우는 편이 가장 좋다. 이전과 여행 등도 보류해야 무사하다. 혼인 등의 추진은 그만 두는 편이 좋고 다툼으로 인해 헤어지며 이혼, 해산하는 일이 발생한다. 잉태도 순산하기 힘들다. 기다리는 사람은 오히려 기대에 반하여 파약(破約)하고 공격하러 오는 일이 있고 가출인은 소동을 피우는 자로 방관·방치하는 편이 좋으면 분실물은 나타날 기미가 있는데 물건이 많이 쌓인 상자나 자루 속에, 또는 부엌, 해가 비치는 응접실 등을 찾아보면 찾을 수 있다. 병은 효사로 추단하여 부패한 것 등을 먹어 중독됐고 그로 인해 고열을 동반하며 오래 끌어 쇠약이 심하고 뼈와 가죽만 남은 상태가 계속된다. 날씨는 가뭄이 계속되고 좀처럼 비를 만나기는 어렵다. /동인주역명리학당(062-654-4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