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심상(心相)의 평온(平穩)

2018년 10월 17일(수) 18:50

불가의 석가모니는 신체적 요소 색(色), 느낌 애(愛), 생각 상(想), 의지 행(行), 인식 식(識)의 다섯 가지 요소의 복합체인 인간은 아무리 많은 물질적, 정신적 요소들이 채워져도 항구적인 만족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즉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라도 고민을 안 가질 수 없고 어떤 위치에 있더라도 불만이 없을 수가 없다는 소리다. 그래서 석가는 눈으로 변하는 현상의 세계에서 빠져드는 지옥을 벗어나기 위해 마음의 깨달음을 얻어 열반의 경지에 오르면 이 풍진세상을 살아가면서도 평온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고 한 것이다.

필자에게 온 한 아주머니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이미 신장 기능이 멈춰버렸고 투석을 받아야 하며 병원에서 일어나지도 못한 상태로 벌써 5년째 누워있는 아들을 돌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분의 표정은 놀랍도록 평온하고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가족의 상담을 하는데 아들의 사주가 너무 안 좋았다. “아드님의 사주가 수술을 하거나 초년에 너무 안 좋은데요”라고 하자 “네, 지금 병상에 누워있어요. 명줄은 얼마나 되나요”라며 그분은 그제서야 눈가에 이슬이 맺히며 얼굴의 안색이 굳어졌다. “어머님의 기운이 아들을 많이 지켜줘요. 그래서 일찍 가는 단명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됐습니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감사할 일이죠”라며 다시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필자는 “이런 상황에 그런 얼굴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데 대단하십니다”라고 말하니 “병원에서도 저를 보고 아들이 저렇게 누워있는데 어디서 그렇게 웃을 수 있는 힘이 나오냐고 핀잔도 듣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제가 슬퍼한다고 해도 우리 아들이 낫는 것도 아닌데 저라도 웃고 있어야 살아있는 우리 가족들과 이 아들을 지켜줄 수가 있죠.”

그랬다. 누구라도 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같이 실망하고 절망했다면 남아있는 가족들과 아들을 유일하게 지켜줄 수 있는 어머니의 자리도 없었을 것이다.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 자꾸 고민 하는 것은 더 큰 괴로움을 준다.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다 해결하고 그 다음에는 현실을 직시하는 힘을 가지고 요동치는 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운명학 중에서 현실의 상황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얼굴의 상(相)이다. 관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왜 심상(心相)인지 독자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얼굴의 평온한 상을 유지하려면 마음이 평온해야 하고 마음이 평온해지면 운(運)의 흐름도 화평(和平)의 기운(氣運)으로 흐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