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일자리 勞 불참 ‘광주시 책임론’ 공방 장연주 시의원 “협상 내용 숨기고 소통도 안한 결과” 李시장 “낮은 자세로 勞요구 수용…협상 복귀해달라”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8년 10월 17일(수) 19:55

노동계가 광주형일자리 불참을 선언한 것을 놓고 광주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광주시 책임론’이 불거졌다.

광주시의회 장연주(정의·비례) 의원은 17일 오전 제273회 임시회 4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민선 6기 때 추진해온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6월1일 현대차 투자의향서 발표로 가시화됐으나 민선 7기 이용섭 시장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성과들을 내놓지 못하고 있음에도 민선 6기와 노동계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 의원은 “노사민정 대타협이라는 협상 기본원칙과 광주형 일자리 4대 원칙은 뒷전으로 밀리고 노동계 참여는 배제됐다”며 “민선 7기의 정치력이 안타깝고 시장의 약속은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광주시 전략산업국장이 전날 ‘현대차와 주 44시간, 초임연봉 3천500만원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는데 시의회 소관 상임위원들도 모르는 내용”이라며 “현대차 협상 과정에서 노동계와 시의회를 배제한 채 임금과 노동시간을 1대 1 비밀협상했다는 사실을 공식 고백한 셈”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한 장 의원은 “시한을 못박아 밀어 붙이거나 ‘제 1, 2주주가 합의했으니 노동계는 따르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강압적 태도는 반감만 살 뿐”이라며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계 배제에 대한 사과와 현대차 협상테이블에 노동계 참여 보장 ▲주주간 양자 협상테이블을 노사민정 테이블로 전환 ▲광주형 일자리 전담기구 설치 ▲투자협상단 개편 보강 ▲광주형 일자리 인증사업 확대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용섭 시장은 “현대차가 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투자자 간 협상이 수차례 진행됐지만 민선 6기 말인 6월 중에 협약 체결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노동계 등 노사민정협의회와 긴밀한 소통없이 협상을 진행하게 됐고 결국 6월 협약은 체결되지 못했다”며 소통 부재의 책임이 민선 6기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시장은 또 “당선인 신분으로 가장 먼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방문해 노동계 협력을 절실하게 부탁하는 등 노동계를 배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향후 협상에 노동계 참여 보장과 노사민정이 합의한 4대 원칙 수용을 약속했고 호소문과 직·간접 만남을 통해 수차례 참여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결국 노동계는 불참을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모든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광주가 일자리 정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지역 노동계는 노사민정협의회에 바로 복귀해 현대차 완성차공장 설립사업 추진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한다”고 노동계의 참여를 재촉구했다.

오후에 이어진 보충질의에서도 장 의원과 이 시장은 더욱 날선 공방을 벌였다.

장 의원은 “시는 대화 노력을 했다지만 노동계는 한차례도 ‘노사민정 4자 회담이 있으니 모여달라’는 공문을 받은 적도, 협상 결과를 받은 적도 없다”며 이 시장의 오전 답변에 조목조목 문제를 제기했다.

답변에 나선 이 시장은 “사안을 균형감 있게 봐 달라”며 “한국노총 등 노동계에 ‘노사민정협의회에 들어오라’, ‘투자협상단에 들어와 얘기하라’고 수차례 요구했는데도 ‘진정성이 없다’, ‘비밀협상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아니다’며 노동계가 계속 거부했다”고 ‘노동계 소외론’을 다시 반박했다.

20여분 간 이어진 설전에서 이 시장은 노동계가 결정적인 순간에 불참해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며 서운함을 드러냈고, 장 의원은 ‘협상력 부재’, ‘정치력 부재’ 등의 말을 쏟아내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이 시장이 “낮은 자세로 노동계 요구를 모두 수용하겠다”며 “언제든 들어오라”고 한발 물러서면서 마무리됐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