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리(非理)의 경제학 김일태 |
| 2018년 11월 06일(화) 18: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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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비리로 얼룩져 있다. 지난 MB정권의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비리에서부터 최근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국가 지원금 비리, 고등학교 교원의 자녀 성적 비리, 대학 직원의 자녀 채용비리,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채용비리, 금융기관 임직원의 자녀 특혜 채용비리, 특히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 과정에서 친인척의 고용세습 비리 의혹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비리는 국가는 물론이고 일부 공적 및 사적 기관이나 단체, 개인에게서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특히 유치원의 지원금 비리는 시도교육청 감사로 1,878개의 유치원이 비리 혐의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들은 유치원 비리의 근원이 국가제도의 미비 탓으로 돌리고 법적으로 무혐의라고 항변하고 있다. 국민들과 학부모들은 일부 사립유치원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지원금을 가로채는 탐욕과 폐원을 거론하는 비도적적인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심적인 유치원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비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법과 제도, 규정 등을 올바르게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금전적, 물질적, 비윤리적인 이득을 챙기는 부정부패로 귀결되어 국가나 사회, 공공기관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는 행위이다. 비리행위는 시대와 국가를 초월하여 비양심적인 인간들에 의해서 행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가적으로도 비리행위에 대해서 미국은 부정청구법으로, 한국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으로 척결하고 근절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중국 역사학자 둥예쥔의「치국(治國)」에서 왕조시대인 청나라의 옹정제는 “수백 년 동안 유지되어 온 잘못된 기풍을 바로 잡기 위해 근본을 세우는 과감한 통치(振數百年頹風,以端治化之本)”로 비리를 척결하고자 하였다. 그는 비리(부정부패)를 저지르는 탐관오리는 관직에서 영원히 추방하고 축적한 재산을 강력하게 환수하며 은닉 재산과 관련된 친인척들에게 국가의 빚을 갚을 의무가 있으므로 재산을 몰수하고 죽음으로 모든 죄를 덮으려는 자는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비리 근절책을 실시하였다.
우리는 이런 비리행위에 대해서 미국의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과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스티븐 더브너가 「괴짜경제학 (Freakonomics)」에서 가장 기본적인 경제행위라고 해석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들은 비리행위란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이 획득하는 행위’로 대가만 충분하게 주어진다면 누구든 비리를 저지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비리행위는 뇌물 수수나 특권 남용의 정치인이나 관료, 탈세나 횡령의 대기업 회장, 탈세나 약물복용의 연예인이나 스포츠선수 등 유명인뿐만이 아니라 보통의 시민들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비리행위는 경제적 관점에서 인간의 본성일 수도 있지만 윤리적 관점에서 아닐 수도 있다. 인간은 환경과 조건에 의해서 정치적 및 경제적 권력으로 공적기관과 집단, 이익단체를 이용하여 개인의 이득을 챙기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무인 베이글(딱딱한 도넛형 빵의 일종) 판매대의 교훈을 통해서 일부 사람들은 베이글을 부당하게 취득했지만 대다수는 아무도 감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정직하게 값을 지불하는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이 실험은 사람들이 천성적으로 정직하려고 하거나 본성적으로 선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증명한다. 이것은 맹자의 관점에서 인간의 본성이 선을 지향하는 것으로 사람이면 누구나 측은지심(동정심), 수오지심(수치심), 공경지심(공경심), 시비지심(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며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에서 “인간은 이기적이지만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는 대다수 사람들이 애덤 스미스가 지적한 것처럼 “비록 자신은 타인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자각하는 인간의 본성을 지니고 있으며 또한 본래 가지고 있는 맹자의 인의예지를 애써 실천하려는 의지가 있어 건강한 모습을 유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