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 걱정 없는 행복한 동구 만들기 임택 |
| 2018년 11월 11일(일) 1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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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역사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 진시황은 거대한 제국을 세우고 불로불사 명약을 찾으러 다녔다. 하지만 그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50세 일기로 영토순방 중에 객사하고 말았다. 그가 요즘 태어났더라면 굳이 불로초를 찾지 않더라도 능히 장수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평균 기대수명은 82.4세(2016년 기준)라고 한다. 또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5년에 출생한 아이는 142세까지 살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현대의학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수명이 연장됐지만, 수명연장은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감소로 치매유병률 증가라는 그림자를 가져왔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73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2%를 차지했다. 2년 뒤인 2020년에는 노인인구비율이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가 된다고 한다. 이에 따른 치매환자도 급증해 2024년에는 치매환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고 2050년에는 207만 명에 근접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미 광주 동구는 노인인구 비율이 21.3%로 광주 자치구중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치매환자 유병률은 인구의 9.8%로 추정되고 그 수는 약 1,900여 명에 이른다.
치매는 한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다. 특히 초기 이후에 진행되는 치매는 지속적인 치료를 해도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할 뿐 완전한 치료는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치매환자 본인도 힘들지만 가족들에게도 힘겨운 과정이 아닐 수 없다. 정부도 치매가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하고 2015년부터 치매관리법을 제정해 치매종합관리대책을 발표하며 관련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치매로 인한 부양고통으로 가족해체 등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급증하는 치매환자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국정 최우선 핵심과제로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광주 동구도 이러한 시책에 발맞춰 그동안 많은 치매관련 사업들을 펼쳐왔다. 지난해 9월 광주 자치구 중 최초로 정식 개소해 운영 중인 치매안심센터가 대표적이다. 민선7기 공약실천 1호인 치매안심센터는 전문 인력을 갖추고 지역민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치매상담 및 검진, 대상자별 맞춤형 프로그램, 가족교실, 인식개선 및 홍보사업 등을 추진하는 등 치매통합관리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치매상담과 조기검진을 통해 치매환자를 발견하면 MRI 등 정밀검진을 통해 치매환자로 등록·관리할 뿐만 아니라, 집중관리가 필요한 환자는 가정방문을 통한 맞춤형 사례관리를 하고 있다.
또 대상자별로 치매환자 쉼터교실, 인지강화교실, 치매예방교실을 운영하는 한편 치매환자의 돌봄 부담이 큰 가족들에게는 가족카페와 사랑방을 운영해 가족교육, 정보공유, 자조모임을 통한 가족 지원, 보건복지 자원연계 및 교육 등을 진행 중이다. 기저귀 등 돌봄 물품도 제공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 외에 ‘지문 사전등록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치매노인 실종을 예방하기 위해 경찰서와 연계해 미리 지문과 사진, 신체특징, 보호자 인적사항을 등록하는 제도다. 더불어 치매 친화적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한 인식개선 홍보, 치매파트너 및 치매선도단체 지정·운영, 치매안심마을 사업 등 다양하고 유기적인 치매 통합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치매관리 거버넌스 구축으로 동구는 ‘제1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사회복지서비스 부문 우수상, ‘2018대한민국 건강도시상’ 최우수상 수상 등의 영예를 안았다.
화려한 언변과 뛰어난 정치협상력으로 2차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수상 처칠도 말년에는 혈관성 치매를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 역시 국민들에게 본인이 치매환자라는 것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노화와 질병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어느 날 갑자기 소중한 가족이 낯선 타인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 광주 동구는 그러한 비극을 적극적으로 예방·관리해 건강한 이웃이 있는 공동체로 거듭나려고 한다. 치매걱정 없는 행복한 동구 만들기에 지역민들의 보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